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7-14 Author : 마운 김 형범
고시조를 찾아서-11 -송강(松江)의 시조 한수-

update 4/4/2015



첫 인 상이 중 요하다고들 한 다. T V가 보 급되기 전 Radio방송국만 있던 시절에는 얼굴은 모르는 성우들의 목소리에 모든 애청자들이 웃고 울며 드라마를 청취했다. 현재의 TV 시청자들은 출연한 Talent의 연기에 따라 흥 미진진하게 드라마를 시청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Talent 의 이미지와 다르게 연기할 때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 시간에 시인 박목월(朴 木月)의 시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 라…]에 작곡가 김순애가 곡을 지은 노래를 배웠다. 지금 까지도 어쩌다가 불러보곤 한다. 그 때에는 아직 박목월이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이라는 것조차 몰랐던 시절이다. 그 후 시를 좀 읽게 된 후 내가 읽은 시 중에서 곡이 붙여 진 노래들을 들으면 내가 받은 그 시의 이미지와 다르게 불려지는 노래들은 따라 부르기에 꽤 오랜 시일이 걸렸다. 필자가 ‘한국고전문학산책’을 쓰기 시작할 때 이미 밝 혔지만 미국에 와서 사는 우리 동포들이 한국의 고전 문 학에 대한 소양을 조금이라도 갖추기를 바라서 이 칼럼 을 시작했다. 필자의 사정으로 몇 번 중단 되었다가 다 시 시작하면서 ‘고시조편’을 택했다.

편집자가 ‘한국고전 문학산책’이라는 제목 대신 ‘고시조를 찾아서’라고 새롭게 이름을 붙였다. 올해에는 조선조 기녀(妓女)들의 작품을 감상하겠다고 말하고서는 기녀에 관계된 인물들의 작품 까지 감상하고 있다. 고시조에는 우리 선조들의 얼과 삶 이 담겨져 있다. 이번 호 부터는 TV 역사 드라마에 등장 하는 인물들의 시조들도 산책하기로 한다.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이미 종영된 역사 드라마 ‘왕의 얼굴’은 조선조의 ‘선조’ 와 그 아들 ‘광해군’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역사와 역 사 드라마는 일치하지 않는 별개의 것이다.

드라마, 소설 곧 문학은 현실속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어느 시간에 어 디에서나 있을 수 있는 가공의 사실을 다루고 있다. 역사 소설, 역사 드라마는 역사를 앞에 두고 작가가 모든 재능 을 동원해서 가공한 Fiction(허구)이다. ‘ 왕의 얼굴’에서 작가는 모든 등장 인물과 사건들은 작가의 재량으로 가상 적으로 꾸몄다고 전제하고 있다. 지금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유성룡’의 ‘징비록’도 조 선조 선조 때의 임진왜란 7년 동안에 겪는 실제 체험을 일 기체로 쓰고 그 때의 공문서를 모아 놓았다.

‘징비’의 뜻 은 ‘삼가고 반성한다’이다. 문학에서 ‘징비’는 체험기를 이 른다. 그러나 드라마 ‘징비록’도 원작을 각색한 작가의 허 구도 들어 있다. 두 작품에 다 송강 정철이 등장한다. ‘왕 의 얼굴’에서의 송강은 그만두고라도 ‘징비록’에 등장하는 ‘송가’도 내가 가진 첫 인상과는 전연 어울리지 않은 연기 자와 행동으로 보여 주고 있다. 조선조 시대에 문학 작품 을 남긴 양반들은 문학인이기 이전에 관리나 학자들이었 지만 고전 문학사에서는 문학인으로 먼저 다루어졌기에 정치인의 모습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아주 낯설다. 송강(松江) 정철(鄭澈)[1536-1593]은 선조의 총애를 받으면서 벼슬이 좌의정에 까지 오른 정치인이면서 16세 기 한국 고전문학의 금자탑을 이룩한 문학인이기도 하다. 송강은 서인(西人)으로서 파란 중첩한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여러 번의 끔찍한 사건을 깨끗이 치루어 낸 역 량의 정치를 문학과 병행시켰기 때문이었으리라.

신라 팔 백년의 높다록 무은 탑(塔)
을천근(千斤) 든 쇠붑소래 치도록 울힐시고
들 건너 적막산정(寂寞山亭)의 모경(暮景)도울 뿐이라

단어 뜻
신라 팔 백년 (57-935): 878년간, 보통 1,000년이라 함
높다록: 높디 높게
무은: 쌓아 올린
쇠붑: 쇠북 (쇠로 만든 종. 붑>북은 이화작용)
치도록: 칠수록
울힐시고: 울리는구나 (--ㄹ시고: 감탄 종결형)
적막산정: 쓸쓸해 보이는 산의 정자
모경: 해 질 때의 노을에 비친 저녁의 경치

8백 년[천 년]의 긴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한 무거운 쇠 북소리가 은은하게 울리는 산 속에 있는 절의 저녁 경치 를 짙은 여운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송강은 그의 가사에 서와 마찬가지로 이 시조에서도 시어의 선택에 세심한 배 려를 기울이고 있다.

그것은 중장의 ‘울힐시고’의 ‘힐’이다. 근 천 년이나 오래되 천 근이나 되는 크고 무거운 종인 만 큼 그 육중하고도 은은한 종소리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 다. ‘울힐시고’가 ‘울릴시고’보다 아주 무게 있는 표현이 아 닌가? 8백 년 아니 천 년의 긴 시간을 쌓아 올린 탑, 천 근 이나 되는 무게감이 모두 이 ‘힐’에 엉겨져 있는 것이 아 닌가? 이런 종소리가 쓸쓸하고 어둡게 보이는 산속 정자 의 저녁 노을 속에서 울리고 끊어졌다 또 울리는 것이다.

송강은 전라도 창평(昌平)이 고향인 호남 사람으로서 백제의 종소리가 아닌 신라의 천 년 묵은 종소리를 읊어 내고 있다. 호남과 영남의 지역 대립 감정을 융합시켜 대 통합을 이루는 선구자가 아니겠는가?

앞으로 드라마 ‘징비록’에 등장하는 인물 중 시조 작품 을 남긴 이들을 산책하려 한다. 아마도 오리 이원익, 백사 이항복, 한음 이덕형, 선조 임금도 포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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