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8-23 Author : 마운 김 형범
24. 연시조 한 수

update 6/3/2016



우리의 현대시조는 대부분 제목 하나에 대개 3수의 평시조로 짜여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우리의 고시조는 대부분 제목도 없고 1수의 평시조로 이루어져 있다. 연시조-연형시조-는 제목도 물론 있고 적게는 2수 많게는 40수까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조선조 세종때 고불 맹사성이 지은 강호사시가, 일명 강호한정가 또는 사시한정가는 4수로 되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 경치와 생활을 노래했다. 조선조 명조때 퇴계 이황이 지은 도산십이곡 일명 도산육곡 (전육곡, 후육곡)은 전육곡 후육곡으로 모두 12곡으로 되어 있다. 전육곡은 자연에서 느끼는 심경을, 후육곡은 학문을 닦고 수양하는 심경을 읊었다. 조선조 선조때 율곡 이이가 지은 고산구곡가는 그가 해주 수양산 고산면에 은거했을 때 중국 주자의 ‘무이구곡’을 본떠서 고산의 경치를 두고 지었다. 일명 ‘석담구곡가’라고도 한다. 모두 10수다.

조선조 선조때 우리나라 가사 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이 지은 훈민가 일명 경민가는 강원도 관찰사로 있을 때 백성들을 문학으로 가르치기 위해서 지었다. 모두 16수다.

조선조 선조때 사촌 장경세가 퇴계 이황의 도산12곡을 모방하여 전육곡, 후육곡으로 지었다. 전육곡은 임금을 그리워하는 정을 노래하였고, 후육곡은 학문과 성현에 대해 노래하였다. 모두 12수다.

조선조 인조때 우리나라 시조문학의 제1인자라고 추앙받는 고산 윤선도가 56세때 금쇄동에 숨어살면서 지은 산중신곡은 ‘만흥’, ‘조무요’, ‘하우요’, ‘일모요’, ‘야심요’, ‘오우가’, ‘기세탄’ 등 모두 18수로 되어 있다. 또 조선조 효종 2년에 농암 이현보가 고쳐 쓴 ‘어부사’를 고산 윤선도가 순 우리말을 많이 써서 새로 지은 ‘어부사시사’가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노래로 모두 40수로 되어있다. 각 노래는 후렴을 빼면 그 형식이 평시조가 된다.

오늘은 여러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산중신곡’의 하나인 ‘오우가’의 서수를 산책하기로 한다. 제목은 ‘오우가’이지만 서수 1수가 있어서 모두 6수다.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단어의 뜻과 어구 풀이
벗: 마음이 서로 통하여 계속 친하게 사귀는[사귄] 사람. 붕우. 붕지. 붕집. 우인. 친구. 친우. 동무. (‘벗’은 어린이 때에도 쓰였지만 성년전후에 주로 많이 쓰이고 동무는 어릴 때 벗이라는 말을 쓰기 전에 쓰였던 가장 흔히 쓰인 단어였다. 그러나 8.15 해방 후 북한 공산당에서 이 ‘동무’라는 말을 다른 뜻으로 쓰고 말았다. 벗의 뜻이 아니고 공산 사회에서 어느 누구 사이에서도 쓰는 말이 되어 심지어 아들이 아버지를 동무라고 부르게도 되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제 이 말을 쓰지 않게 되었다. ‘동무’라고 하면 북에 물든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도 서로 친구라고 부르게 되었다. 노산 이은상의 시에 박태준이 곡을 붙인 ‘사우’는 우리 말로 ‘동무생각’이 최적격이지만 지금은 그렇게 못하는 것이다. 조금 안다고 하여 다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학교 출신을 동창, 동문이라고들 하지만 ‘교우’라고도 표현하고 교회에서 한 하나님의 형제자매들을 교인이라고 하고 교우라고도 한다. 우리는 진정하고 진실한 벗, 친우, 친구가 되어야 겠다.)
수석: 물과 돌
송죽: 소나무와 대나무
동산: [여기서] 시골의 집 뒤에 있는 큰 언덕이나 숲
긔: 그+이, 이는 주격 조사. 그것이
반갑고야: 반갑구나. 반갑도다. ~고야는 감탄형 어미
두어라: 가만 놔 두어라. 그대로 계속 있게 하여라
다섯밖에: 이 다섯 이외에 (밖+에) [명사+조사] 형식이 아니고 ‘밖에’가 조사다. 그것 이외에 (besides)
무엇하리: 무엇하리오? 무엇하겠는가? 의문형 어미

현대어 감상
나의 벗이 몇명이나 되는고 하니 물[수]과 돌[석]과 소나무[송]와 대나무[죽]다. [초장]
집 뒤의 동산 위로 밤을 하얗게 비춰주는 달[월]이 떠 올라오니 그 달도 더욱 반갑구나. [중장]
더 말하지 말고 그냥 두어라. 이 다섯[물, 돌, 소나무, 대나무와 달] 이외에 무엇을 더하겠는가? [종장]

윤선도의 벗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인가? 자연을 벗하며 지내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다. 평생을 살면서 벼슬살이할 때에도 항상 곧은 것, 올바른 것, 의로운 것만 내세우다가 유배당하고 또 당한 윤선도는 인간의 벗도 수, 석, 송, 죽, 월의 성품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물은 일찌가 동양에서는 천하 만물을 재고 달아보는 기준으로 이해되었고 서양의 고대 그리이스 시대의 철학에서는 만물의 근원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물은 정지와 정체성을 띠어서는 안 되고 연면히 활동하는 상태이어야 한다.
돌은 바위다. 변하지 않는 의지와 의연한 품성을 강조한다.
소나무는 늘 푸른 나무로 대나무는 사군자에도 들어 있다. 꿋꿋한 지조를 기리고 있다.
달은 만상에 빛을 주되 말 아니하는 군자 풍이다.

결국 고산 윤선도가 추구하는 인간의 벗은 계속 평준으로 활동하는 사람, 변하지 않는 의지를 지닌 사람, 절개를 지키는 사람, 지조를 지키는 사람, 헛된 말을 하지 않는 군자 풍의 사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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