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8-35 Author : 마운 김 형범
27. 어부사시사의 여름노래 1수

update 9/2/2016



6.25 한국전쟁이 나던 다음 해에 나는 중학교에 입학해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시작하고선가 우리학교 본교사를 쓰고 있던 미군들이 이동하면서 멀리서만 보던 본교사에 처음으로 옮겨 가서 공부를 하였다.

임시 가교사는 군용천막으로 사면과 지붕이 완전 막혔고 오직 뒷쪽에만 출입문이 있었다. 1학년 때에는 한 천막 속에 두 반이 같이 사용하였다. 그 때에는 한국은 지금의 미국처럼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여름의 무더위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 다음해 부터 신학기가 3월로 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때에는 한 학급이 천막 하나를 쓰면서 천막 지붕의 양쪽에 유리창 없는 여닫이 문을 만들어 맑은 날에는 열어 놓고 비오는 날이면 닫았다. 물론 교실 바닥은 맨 땅이었다. 그때 여름방학 전 7월 초인가 보다. 국어 시간이었다. 우리 학생들이 무덥다고 떼를 쓰면서 시원하게 해 달라고 졸랐다. 수업하시던 담임 선생님 소설가 오영수선생님께서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칠판에다가 무엇을 그리기 시작했다. 곧 완성된 것은 뒷머리를 길게 땋아 느린 소녀의 뒷 모습이었다. 우리 소년들은 가슴에 시원하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는지 모두 큰소리로 웃으며 좋아했던 추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더위를 이기는 한 좋은 방법이었다. 오선생님의 소설 ‘윤이와 소’ 는 그 당시 교과서에 실려서 우리는 직접 당신의 소설을 배우는 영광을 가졌다. 윤이는 오선생님의 아들이었다. 지금은 70세는 넘었겠다. 오선생님은 문학수업을 하시기 전에 미술 공부도 하셨다고 한다.

올해는 지구 온난화가 점점 심해지는 한국 서울은 열대야가 계속되는 것이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긴 여름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보스톤도 올해 8월이 가장 무더웠다고 한다.
이제 9월이 되었지만 이런 무더위를 잊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이번 호는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가운데 여름 노래 한 수를 산책하기로 한다.


“연(년)입희 밥 싸두고 반찬으란 장만마라
청약립은 써 있노라 녹사의 가져오냐
무심한 백구는 내 좇는가 제 좇는가”

단어와 어구 풀이
연: 연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물풀. 물위에 뜨며 가로로 뻗음. 7, 8월에 옅은 붉은색 또는 흰색 꽃이 피는데 한낮에는 오므림. 열매는 ‘연밥’이라고 하고 뿌리등과 함께 식용이나 약용으로 씀. 불교에서 매우 존숭하며, 장수(오래 삶), 건강, 명예, 불사(죽지 아니함), 행운, 군자를 상징함.
입희: 옛 말은 닙 -> ‘ㅎ’곡용어이어서 ‘희’ 조사가 쓰임. ‘의’는 여기서는 관형격 조사가 아니라 처소격 조사임. 잎에.
반찬으란: 반찬을랑, 반찬을랑은.
장만마라: 준비하지 말아라. (일종의 명령형)
청약립: 푸른 대껍질로 결은 삿갓. 주로 비가 올때 우산 대신으로 머리에 씀.
써 있노라: (머리에) 쓰고 있구나 (일종의 서술형)
녹사의: 도롱이. 우산 대신에 쓰는 우비.
도롱이: 짚이나 띠 같은 풀로 엮어서, 끝이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어깨에 걸쳐 둘러 입음.
가져오냐: 가져 왔느냐? 여기서는 현재 완료 의문형.
무심한: (여기서는) 순진한
백구: 갈매기
내 좇는가 제 좇는가: 나를 쫓아 오는가 아니면 내가 저를 쫓는가?

현대어 감상
연 잎에 밥을 싸서 점심을 준비하고 반찬은 장만하지 말아라. (지금은 연잎에 밥 싸 먹는 것은 건강식이라고 권장하지만 그 당시는 정상적인 식사가 아니고 비상 식량으로 겨우 끼니를 때우는 정도다. 반찬은 장만하지 말라는 것은 고기 잡으러 가서 그물로 잡건, 낚시로 잡건 잡은 물고기로 현장에서 신선하고 싱싱한 생선으로 마련하겠다. 세상의 명예도 물욕도 잊어 버리고 무심 청빈한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강력하게 나타낸다.) [초장]

(바다에서의 기후 변화가 심하여 준비하느랴)
청약립(삿갓)은 이미 쓰고 왔구나. 비가 많이 오면 입을 도롱이는 가져 왔느냐? (여기서도 양반 행세다. 따라 다니는 사람에게 묻는다. 아니면 배의 우두머리로서 준비 상태를 점검한다.) [중장]

거짓되고 비뚤어지 않고 순진한 저 갈매기는 나를 쫓아 오는가? 아니면 내가 저를 쫓아 가는 것인가? (갈매기는 고기잡이를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니고 바다의 물고기를 찾아 다닌다. 물고기를 잡아 먹어야만 살아간다. 이것은 자연과 내가 일체가 되었다. 물아일체의 신선경을 은연히 과시하고 있다.) [종장]

여를 노래의 또 다른 한 수
“마름잎에 바람나니 봉창이 서늘코야
여름 바람 정할소냐 가는 대로 배사켜라
북포남강이 어디 아니 좋을리니”

Views: 278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 운동

참여하기 : MORE DETA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