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8-44 Author : 마운 김 형범
29. 겨울노래 한 수 윤선도 어부사시사 중에서

update 11/4/2016



옅은 갯 고기들이 먼 소헤 다 갔나니
적은덧 날 좋은제 바탕에 나가보자
미끼곧 다오면 굵은 고기 믄다 한다.

위의 시조는 고산 윤선도의 연시조 ‘어부사시사’ 중의 겨울노래(동사) 3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는 이 시조를 산책하려 한다.

나는 어렸을 때에는 겨울 눈을 무척 좋아했다.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때, 그 눈을 먹겠다고 입을 허 벌리고 걷기보다는 달리곤 했다. 눈은 어쩌다 혀에 닿으면 금방 녹아버려 물이 되어 눈의 맛은 차갑기만 했다. 인민학교 4학년 때에도 오후반이 되면 겨울눈이 학교 운동장에 쌓이면 오전에 학교에 가서 동무(?)들과 같이 그 눈 위에서 축구를 했다. 며칠이 지나면 발이 빠지던 눈은 다 낮아지고 눈은 저절로 치워지게 되었다. 선생님들도 좋아하셨다. 어렸을 때 내가 둘렀던 겨울 scarf: 겨울 목도리는 멋이 아니라 완전히 추위를 막기 위해서 사용했다. 고향을 떠나온 이후에는 한번도 그렇게 목도리를 둘러 본 적이 없다. 머리 위에서 양쪽 귀로 내리고 한쪽이 긴 쪽을 목에 휘둘러 감고 그 다음에는 한번 더 돌려 입과 코를 막아 눈만 보이게 한다. 그러고 다니면 겨울 추위는 무섭지 않았다. 고향에서는 눈이 언제나 꽤 많이 내렸던 것 같다.

서울에 처음 왔던 해 겨울에도 눈이 내렸지만 그렇게 많이 쌓이지는 않고 쉬이 녹아 버렸다. 지금처럼 눈치우는 작업도 없었고 전차도 속도는 줄였지만 그대로 운행되었고 버스도 다녔다. 그 후 한 10년 지나 어느 겨울에 서울에도 눈이 많이 내려 쌓이게 되자 교통이 통제되자 사람들이 차도위로 눈을 밟으며 다닌 적도 있었다. 보스턴에 와서도 처음에는 눈을 겁내지 않고 차를 운전했으나 점점 지나며 눈이 오는 것이 싫고 겨울 운전은 더 싫어지게 되었다. 밤에 집에 들어올 때는 driveway의 눈을 먼저 치우고 차를 세우고 아침에 나갈 때에도 또 눈을 차우고 나갔다.
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그렇게 추위는 느끼지 못한다. 얼마전 6.25 한국전쟁때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퇴역 미군 2명이 60년 후에 한국에 와서 그 당시를 회고하는 말을 신문에서 보았다.

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3일까지 치러진다. 함경남도 장진군에 있는 장진호에서 미군 해병사단이 주축이 되어 평안북도 강계를 공격하려고 했다.
이미 몰래 참전했던 중공군 12만 병력이 미군을 포위하여 전멸시키려 했고 미군은 그 포위망을 뚫고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고 후퇴작전을 성공시켜 흥남으로 퇴각하여 12월 14일부터 흥남 철수 작전을 시작한다. 흥남철수 작전은 민간인 10만명 (대대적인 이산가족이 발생한 계기)과 미군 10만명을 후송시킨 것이다. 장진호 전투에서 낮에는 영하 20도, 밤에는 영하 35도의 아주 추운 날씨여서 삽으로 언 땅을 팔 수 없어서 동상에 걸린 군인도 많았다고 한다.
이 장진군은 위도상으로는 나의 고향과 그렇게 큰 차이는 안나지만 이곳은 한국의 지붕이라는 개마고원(높이는 1,000m에서 2,000m)에 위치해서 그렇게 추웠을 것이다. 나는 1950년 12월 10일 해진 후에 큰 고기잡이 배로 고향을 떠나 그 다음날은 어느 곳에 정박하여 하루를 거기서 지내고 그 다음날 12월 12일에 아침에 출발하여 먼 바다에서 철수준비를 하는 흥남 항구를 지나서 피난왔다. 배멀미로 흥남부두는 보지 못했다. 이것이 1.4후퇴의 출발점이라고 한다.

올해는 눈은 많이 내리더라도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폭설은 없었으면 좋겠다.

단어와 어구풀이
개: 강이나 내에 조수 간만의 차가 일어나는 곳
갯: 개+ㅅ 이 ‘ㅅ’은 관형격 조사. 개의
소: 호수보다는 물이 얕고 진흙이 많은 곳
소헤: ‘소’가 ‘ㅎ’ 곡용어이어서 ‘에’가 ‘헤’로 표기됨
갔나니: 여기서는 의문형. 갔느냐?
적은덧: 잠깐. 덧: 퍽 짧은 시간
좋은제: 좋은 때에. 좋은 적에
바탕: 바다
나가보자: ~자는 청유형 어미
미끼: 낚시끝에 꿰어 물리는 물고기의 밥.(지렁이, 밥풀등) 낚시밥
미끼곧: 여기서 ‘곧’은 강세 접미사. 무슨 미끼든지 미끼만
다오면: 다하면
믄다: 믄다 > 문다를 원순모음화라 한다.
한다: 여기서는 서술형이기라기 보다는 과거 의문형으로 보아야 한다. 하였느냐?

현대어 산책
무덥던 여름은 벌써 지나가고 곱게 물들었던 가을 단풍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날씨는 갑짜기 추워져서 물이 얼기 시작했구나. 얕은 내에 있던 물고기들이 얼어 붙지 않으려고 내보다는 더 길은 먼곳의 연못으로 다 헤엄쳐 갔느냐? [초장]
지금은 날씨가 좋지 않지만 언제 금방 다시 따스해지며 해도 뜨는 날이면 이번에는 더 먼 넓고 큰 바다로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 보자. [중장]
이런 날씨에는 어떤 미끼든지 미끼가 물고기에 다으면, 또는 물고기가 미끼를 찾아 미끼인 줄 알면 잔챙이가 아닌 큰 고기가 낚시를 덤썩 문다고 하였느냐? 먼 바다로 나가보자[종장]

겨울노래 4번째
간밤에 눈 갠 후에 경물이 달랐고야
앞에는 만경유리 뒤에는 천첩옥산
선계인가 불계인가 인간이 아니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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