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8-48 Author : 마운 김 형범
30. 붕우유신의 시조 : 송강 정철의 훈민가 중에서

update 12/2/2016



남으로 삼긴 중의 벗같이 유신하랴
나의 원 일을 다 니르려 하노매라
이몸이 벗님곧 아니면 사람됨이 쉬울가


2016년도 벌써 마지막 달인 12월로 접어 들었다. 병신년이 00 같이 지나가려 한다. 병신년을 보내면서 떠오르는 말이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이 말은 유교의 덕목의 으뜸인 삼강오륜에 있다. 신라시대 원광법사가 만들었다는 화랑도의 세속오계의 세번째도 교우이신(交友以信)이다. 두말이 모두 벗(친구)의 사귐에는 믿음 곧 신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의 우리나라 가족제도는 부부와 자녀를 중심으로 하는 소가족제도다.
그러나 4,50년전만 하더라도 대가족제도로서 그 가문의 한 집이 출세, 영달을 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그 친인척 모두가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었다. ‘친척’은 친족[같은 성씨로 촌수가 가까운 사람]과 외척[외가의 혈족], 성이 다른 가까운 사람[외종, 고종, 이종등]을 가리키고 그중에서 성이 다른 사람은 인척이라고도 부른다. 대한민국은 지금 큰 혼란에 휩싸여 있다. 최고 지도자가 어떻게 그런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을 했는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그런 지도자를 믿고 지지했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배신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시작한지 70년 가까이 되는 오늘날 우리는 민주적 절차와 법에 따라 질서 있게 처리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들이 선동과 여론몰이로 일부터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일이 저질러진 후의 사태를 어떻게 감당하고 처리할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비리정치와 부패정치를 한 것은 엄단 받아야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 대치, 대결하고 있다. 확고한 국가 안보관을 먼저 가지고 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 정치인이나 모든 국민이 군중심리에 흔들리지 말고 국가를 번영시키고 융성하게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현대통령은 직계 친족이 있었지만 그 남매들을 근접하게 못하도록 엄금했고[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그 직전 대통령은 뚜렸한 친인척 비리는 없었던 것 같고, 그 전 대통령은 형님이 비리가 있었고 그 전 대통령은 아들들의 비리가 있었고 그 전 대통령도 아들의 비리가 있었고 그 전 대통령은, 그 전 대통령도 자식들의 비리가 있었다.
현대통령은 가까운 친인척이 없어서 잘돼가나 보다 했더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이 기어이 일을 터뜨리고 말았다. 혈족이 아닌 이웃사촌이다. 이웃은 말하자면 신의를 잘 지켜야 하는 벗이나 같다. 우리말은 벗, 동무, 친구, 친우 등의 호칭이 있다. 벗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친하게 사귄 사람을 가리키지만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 이웃도 가리킨다. 동무는 늘 친하게 어울려 노는 사람을 가리키지만 주로 어릴적의 사람을 가리키나 북한이 주로 쓰는 단어여서 의미가 변했으므로 우리는 거의 쓰지 않는다.

친구와 친우 중에서 우리는 친구를 주로 쓴다. 친구는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가리킨다. 그냥 아는 이웃은 친지라고 부른다. 붕우유신, 교우이신의 ‘우’는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가리킨다. 이 벗들 사이에는 믿음과 의리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리사욕과 자기의 이익이나 영달을 추구한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결국은 터지고 만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는 크거나 작거나 뚜렷이 보이거나 잘 보이지 않는 정신적, 육체적 트라우마나 아킬레스 건이 있다고 여긴다. 개인적인 것이 사회와 절대로 충돌하게 해서는 안된다.
위의 시조는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1536-1593)이 45세 때 강원도 관찰사[현도지사]로 있으면서 백성들에게 미풍양속을 권장하기 위해서 ‘훈민가’라는 제목으로 16수의 연시조를 지었는데 그중에 하나로 주제는 ‘붕우유신’이다.

단어와 어구 풀이

남: 나 이외의 다른 사람. 일가 친척이 아닌 사람.
삼기다: 태어나다 생기다.
중의: 중에서. 가운데서. 관형격이 아닌 처소격.
유신하랴: 믿음[신의]이 있으랴. 의문형.
왼[외다]: 그른. 옳지 않은.
니르다[이르다]: 미리 알려 주다. 알아 듣거나 깨닫게 말해 주다.
하노매라: 하는구나. 감탄형.
벗님곧: 곧은 여기서 강세 접미사.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어떤 사실이 뒤 따를 때 쓰임.
사람됨: 육체적 인간이 됨을 기리킴이 아니라 정신적, 영적, 육체적으로 조화된 인간. 곧 인간이 갖추어야 할 품성을 고루 갖춘
참된 사람이 됨을 강조함.
쉬울가: 의문형으로 된 일종의 감탄.

현대어 감상

나 아닌 타인으로 태어난 사람 중에 벗[친구] 같이 믿음[신의]이 있겠는가? 나 자신 아닌 남[부모형제, 친인척은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에 본성적으로 믿음(신의)이 있겠지만] 중에서 친인척 못지 않게 어떠한 경우에라도 신의를 지켜 줄 사람은 벗밖에 없지 않느냐? [벗 = 친구: 오래두고 믿음[신의]으로 가깝게 사귄 사람] (초장)
내가 한, 하는, 할 일 중에서 그릇된, 잘못된 일은 하나도 빼지 않고 모두 말해주고 있고 마리 알려 주려고 미움을 받아도 기어히 애쓰고 있구나! 나도 벗이라면 그의 일에 똑같이 말해 주어야 겠구나 (중장)
특히 나 자신은 이렇게 나를 아껴주는 벗이 아니면, 나를 올바로 알게 해주는 벗이 없다면 내가 어찌 참 사람의 품성을 갖춘 참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참된 벗이 나를 살리고 벗도 평화롭게 살게 되는구나 (종장)

노계 박인로의 오륜가 중의 붕우유신의 시조
벗을 사귈진댄 유신(有信)케 사귀리라.
신없이 사귀면 공경(恭敬)없이 지낼소내
일생에 구이경지(久而敬之)를 시종(始終)없이 하오리라.

Views: 207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 운동

참여하기 : MORE DETA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