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9-05 Author : 마운 김 형범
32. 주고도 말 아니하는 달 -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중에서 -

update 2/3/2017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태음력의 첫날이 지난 1월 28일이었다. 닭띠의 해인 정유년이 시작하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우리민족의 고유한 명절로 이 설날을 법적으로 정하였다. 서기의 1월 1일은 새해의 시작이고 ‘설’은 음력설이나 구정으로 부르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 한국은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나 새해 인사를 ‘복 많이 받으세요’로 하고 있다. 얼마나 복없이 힘들고 고달프게 살았으면 이렇게 인사하나 싶다.
예수를 믿는다는 기독교인도 마찬가지로 인사하고 있다. 나는 이 ‘복’이라는 단어에 많은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 25년 전인가 교회 행사에서 새해 인사를 ‘사랑하십시다’로 하자고 제안했을 때 호응은 커녕 ‘사랑’이란 말에 이상한 눈초리로 비웃는 것 같기도 하여 너무나 서운하였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Happy New Year’로 인사하니 ‘unhappy’의 반대 뜻으로 happy를 쓰는 것이 아니고 그냥 입에 발린 소리로 하는 것 같아 좀 괜찮다. 우리 나라도 ‘복’이란 말에 너무 예민해지지 말고 습관적인 인사로 쓰던가 아니면 새로운 다른 인사말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들 부부는 개를 좋아하여 손주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1마리를 얻어서 길렀다. 요사이는 개의 평균 수명이 12년이라고 한다. 지난 1월말에 그 개가 갔다. 이름은 Cody라고 불렀다. Cody의 생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한 날이었고, 간 날은 또 나의 생일날이었다. Cody가 간 날 아들 부부는 울어서 얼굴이 이상해 졌다. 손자 손녀는 Cody라는 말도 못 꺼내게 했다. 이틀 후엔가 초등학교 1학년인 손녀가 우표를 달라고 하여 찾아 주었더니 가 버린 Cody한테 보내는 편지 봉투에 붙여 달라고 한다. 이미 봉함돼 있어서 편지 내용은 알지 못한다. 겉봉의 주소는 다음과 같다.

Allie Kim

Cody Hong
4 Love St.
Heaven, Sky

그래서 내가 zip code를 00000로 쓰라고 했다. Cody가 간 도시는 Heaven (하늘나라, 천국)이고 그 나라는 Sky(하늘)다. 나는 도시와 나라 이름에도 감동을 받았지만 거리 이름이 Love이고 번지가 4라는 것에 더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Cody 너는 이 땅에서도 우리 가족과 사랑을 주고 받았는데 저 하늘 위 천국의 사랑의 거리에서도 계속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아라’는 뜻의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특히 이 세상에서 살 때 나의 이웃은 나의 주의에 사는 ‘너’이고, 나는 또 ‘너’의 이웃이 된다. 한 평생을 살아도 기쁘고, 즐겁고 복되게 살기에 바쁜데 우리들은 이제부터는 나의 이웃과 서로 나누며 사랑하며 사는 삶을 누려야 겠다.

이번 호에는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에 있는 ‘오우가’ 중에서 6번째 시조인 달을 주제로 한 시조를 산책하기로 한다.

말의 뜻과 어구 해석

작은 것: ‘달’을 가리킴 (아마 해와 비교하는 것인듯함)
만물: 여기서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
밤중: 깊은 밤. 밤의 한가운데. 밤 중. 밤 어두운 때
너만한 이: 너만한 것. (달을 의인화함)
벗: 마음이 서로 통하여 친하게 사귀는 사람 (용례: 벗 따라 강남 간다. -> 벗을 위해서는 아무리 먼 길이라도 같이 가 준다)

현대어 산책

작은 것은 달이다. 낮의 해와 비교해 낮처럼 환하고 밝게 비치지는 못하지만 어두운 밤을 그래도 다 보이도록 비쳐 주고 있다. 빛의 크기에서 해보다 못하다고 하여 작다고 한 것이다. 높이 떠 있다는 것은 초저녁이나 늦은 밤 또는 이른 새벽이 아니라 깊은 밤 중, 달이 떠 있지 않다면 가장 어두운 때를 말하는 것이다. 달은 높이 떠서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것 (착한 것, 악한 것, 좋은 것, 나쁜 것, 아름다운 것, 추한 것, 모든 사람, 모든 강, 모든 산, 모든 숲, 모든 동물, 모든 식물등)을 골고루 비쳐 주고 있다. 낮에는 해가 비쳐 주지만 밤에는 달이 비쳐주고 있다 (초장)

한 밤 중에 이 세상을 비쳐주는 밝은 빛이 달만한 것이 또 있겠느냐. 전구가 발명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낮이면 일어나 일하고 해가 지면 들어가 쉬며 잤다. 현대는 밤도 낮같이 환히 밝히고 낮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어떤 경우에는 낮과 밤이 바뀌어 낮보다 밤이 더 주요한 생산 활동의 시간도 된다. 밤의 달이 낮의 해의 버금이 되는 것 아닌가? (중장)

달은 이 지구상의 온갖 것, 모든 만물을 다 비쳐 주면서 그들의 모양이나 상태, 옳고 그름, 선악, 바른 것과 그른 것, 미추, 우직함과 간사함, 모든 것을 다 보고 알면서도 입가에 미소만 지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바라 보고만 있으니 나와 마음이 서로 통하여 친하게 사귀는 벗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종장)

나의 벗은 수(물), 석(돌, 바위), 송(소나무), 죽(대나무), 월(달). 이 다섯이면 충분한 것이 아니겠느냐? 이 수(水), 석(石), 송(松), 죽(竹), 월(月)의 속성을 깊이 새기면서 정유년 닭띠의 해를 아름답고 정의롭게 사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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