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9-14 Author : 마운 김 형범
34. 주꽃과 바위에 활짝 핀 봄을 노래함 -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 제3수 -

update 4/7/2017



이곡은 어드메고 화암에 춘만커다.
벽파에 꽃을 띄워 야외에 보내노라.
사람이 승지를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입춘은 벌써 두달전에 지나갔다. 계절은 분명 봄이어야 하는데 올해도 또 4월초에 눈이 내렸다. 봄은 모든 꽃과 풀이 피어나고 새싹을 돋게 해서 만물이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시작이 되는 계절이다. 진달래꽃, 철죽꽃, 노란 개나리, 제주의 노란 유채꽃, 살구꽃과 복숭아꽃도 피어나서 우리에게 싱싱한 내음과 봄의 향기를 살며시 불어 주면서 우리의 미각도 살아나게 한다.

꽃이 피기 전 꽃과 풀에 생명을 주는 새싹의 색깔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봄을 초록의 계절, 연두색의 절기라 한다. 이런 발랄하고 힘이 솓는 봄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서 힘찬 여름, 열매 맺는 가을, 고난을 이겨내는 겨울을 지내고 다시 생명의 시작인 봄을 되풀이 맞이하는 정상적인 생활의 주기를 가져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녹과 청을 글자로는 구별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고 지내는 것 같다. 녹은 초록색, 연두색을 가리키고 청은 푸른색을 가리킨다. 상록이라고 쓰고 상록수는 늘 푸른 나무 곧 소나무를 가리키며 절개의 상징으로 대용하고 있다. 늘 푸르다는 상청이라 하지 않는다.

성삼문의 시조에서도 ‘도야 청청하리라’고 하였다. 서익의 시조에서도 ‘녹초청강상에’는 뜻풀이는 ‘푸른 풀이 우거진 비 갠 강가에’라고 한다.
청[푸르다]의 뜻을 제대로 쓴 시조에는 백호 임제의 것이 있다. 임백호가 평양으로 가던 길에 황진이의 무덤에 가서 읇었다고 전하는 시조다. ‘청초 우거진 골에’는 ‘푸른 풀이 우거진 골짜기에’라는 뜻이다. 이 시조에는 ‘청’, ‘홍’, ‘백’의 세가지 색깔이 대조되어 있다.

율곡 이이는 42세때에 황해도 해주에 있는 산 속의 아홉 곳[고산구곡암]에 머물며 살던 곳의 경치를 읊으며 중국의 유학을 배우려는 마음을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숨은 뜻은 사람과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커다란 슬기와 학자로서의 사명과 의무와 책임이 뚜렷하다.

단어와 어구 풀이
이곡: 두번 째 곳 [골짜기가 아님]
어드메고: 어디인가? [의문형]
화암: 꽃이 핀 바위. 꽃과 바위
춘만: 봄이 활짝 핌, 봄이 저물어 감
커다: 하도다 [감탄형]
벽파: 푸른 물결
야외: 들 밖, 들 녘
승지: 경치 좋은 곳
어떠리: 어떠하겠는가? [의문형]

현대어 산책
두번째 곳은 어디인가? 그곳은 진달래꽃, 살구꽃, 복숭아꽃까지 활짝 피어 있는 꽃바위에 봄이 가득차 있는 곳이던지, 꽃과 바위에 저물어 가는 곳일 것이다. [초장]
이 봄꽃을 푸른 물결위에 띄워서 들 밖 또는 들녘에 보내는구나. 봄의 아름다운 생기를 나만이 즐길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알게 했으면 좋겠구나 [중장]
세상 사람들이 속세에 살면서 경치가 좋은 곳은 모르고 있으니 이 좋은 곳을 알게 해 주고 싶다. 세상 사람들에게 학문의 이치와 살이가는 생활의 지혜를 알게 하겠다는 그의 도량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종장]

퇴계 이황은 그의 시조
‘청량산 육륙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손 도화이로다
도화야 떠나지 마라 어주자 알까 하노라’
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나와 백구만이 알고 싶고 복숭아꽃이 강물위로 흘러 내려가서 고기잡이꾼까지 아는 것을 원하지 않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율곡 이이는 이런 심정과는 달리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바라는 폭 넓은 관용의 마음을 보여 주고 있다.

Views: 195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 운동

참여하기 : MORE DETA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