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pvine Times

                   

   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09-43 Author : 마운 김 형범
41. 유유자적하리라 - 지은이를 모르는 시조 한 수 -

update 11/3/2017



고시조 산책을 시작하면서 매달 그달과 관련이 있거나 그 때와 관련이 있는 시사를 염두에 두면서 산책을 했다. 지난 달에 산책한 ‘구름은 무심한가’를 읽으신 어느 독자 한 분이 ‘구름은 유유자적하다’고 하시면서 그 시조의 초장 ‘구름이 무심탄 말이 아마도 허랑하다’ 만으로도 절창이라고 하셨다.
머리는 우둔하고 글은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글씨는 더 개발쇠발로 쓰는 나도 이번에는 이 모든 구속과 속박을 벗어 던지고 ‘세상일을 떠나 아무 것에도 속박되지 아니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조용히 하고 편안히 생활하는 자세로 시조 한 수를 산책하려고 한다.

먼저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그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라는 우암 송시열의 시조가 떠올랐다.
시조는 마음에 들었으나 ‘우암’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다른 시조를 생각해 내었다. 이 시조에서 따왔으리라 여겨지는 ‘나절로’ 를 스스로 호를 삼은 언론인도 있었다. 어떤이는 이 ‘나절로’에서 유추하여 ‘저절로’ 를 호로 삼았으나 ‘나절로’ 만큼 인기는 없었던듯 하다.

우리 한국 고전 문학사에서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는 우리의 고유문자가 없어서 많은 작품들이 전해지지도 않고 또 누가 지었다는 기록도 없다.

언제 지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도 우리 고유의 문학은 존중받지 못하고 천시받아서 지은이도 잘 알려지지 않고 더우기 지은 연도는 더구나 알 수 없다.

한국 고전문학 연구가 처음 시작되던 무렵에는 이름 모르는 이를 무명씨(無名氏), 실명씨(失名氏)라고 불렀다. 무명은 ‘이름이 없다’는 뜻이고 실명은 ‘이름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이름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이름을 잃어버린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래서 나는 ‘작자 미상’ [지은이의 이름을 모름]이라는 단어를 쓴다. 지은 연도를 모르는 것도 ‘연대 미상’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제는 ‘연대’보다는 ‘연도’라고 하여야 함이 옳을 것 같다. 60년대라면 60년에서 69년까지 가리키고 60년도라면 60년 1월 1일부터 60년 12월 31일 까지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자기 이름을 굳이 밝히지 않고 숨기고 기부 등을 하는 행위는 ‘무명’이나 ‘실명’이 아니고 익명(匿名)이라 하여야 옳다.

‘청록파’ 시인의 한분인 혜산 박두진은 기독교적인 사상을 지닌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학생 때에는 단순히 그렇게 외우기만 했는데 성경을 알고 읽고 난 뒤에는 구약 ‘이사야’서의 내용을 그의 시에 많이 담아 낸 것 알게 되어 기독교 시인이라는 것을 알고 많이 존경하게 되었다.
동물 가운데 맹수와 순한 짐승,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노는 것을 읊은 ‘해’ 나 그 외 ‘오도’ 같은 시들이 있다. 청록파 시인의 한분으로 한국의 향토적 정서를 물씬 풍겼던 목월 박영종[거의 박목월로 알려져 있음]도 기독교인으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호’를 다형(茶兄)이라고 한 기독교 김현승 시인은 ‘가을이 외롭지 않게 차를 마신다’ 고 읊었고, 동짓달 11월의 긴 밤을 ‘차를 끓이며 외로움도 향기인 양 마음에 젖는다’ 라고 시를 썼다. 나도 가을의 외로움도 잊고 단풍도 잊고 겨울의 눈도 여름의 무더위도 봄의 내음도 다 잊고 하나님의 섭리, 자연의 순리대로 살고 싶다.
다음의 작자 미상의 시조를 산책하려 한다.

청산(靑山)도 내 벗이요 녹수(綠水)도 내 벗이라
청산 녹수간의 풍월도 내 벗이라
평생의 사미(四美)로 더부러 함께 늘쟈 하노라

단어와 어구의 뜻
청산: 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푸른산
녹수: 초목의 사이를 흐르는 푸른물. 푸른 물
청산 녹수간: 푸른산과 푸른물 사이
풍월: 바람과 달. 청풍과 명월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사미: 좋은 시절, 이름다운 경치, 경치를 관상하고 즐기는 마음, 유쾌한 일의 네가지, 네가지 아름다운 풍류. 여기서는 청산, 녹수, 청풍, 명월
늘쟈: 늙고자 의도형 어미

현대어 산책
푸른산도 나의 벗이요 푸른물도 나의 벗이라 [초장]
푸른산과 푸른물 사이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도 나의 벗이요 또 그 사이에 있는 밝은 달도 나의 벗이라 [중장]
나의 평생에 네가지의 아름다운 풍류(청산, 녹수, 청풍, 명월)와 더불어 같이 늙고자 하노라 [종장]

[청산의 ‘청’은 푸른색을, 녹수의 ‘녹’은 초록색을 가리키나 ‘청’과 ‘녹’이 우리나라에서는 같이 푸른색으로 쓰였다]

푸른산과 푸른물, 시원한 바람, 밝은 달만이 우리의 벗이 아니요, 민둥산, 눈 덮인 산, 오르지 못할 산, 야트막한 산, 울긋불긋한 산, 바위산, 산이란 산은 모두, 맑은 물, 흙탕물, 더러운 물, 폭포수 같은 물, 강둑을 넘어오는 물, 어떠한 물도 모두, 맑은 바람, 문풍지를 울리는 바람, 눈보라 치는 바람, 훈훈한 바람등 모든 바람, 어스름한 달, 보름달, 초생달, 그믐달, 이태백이 놀던 달, 암스트롱이 밟은 달등 모든 달과 더불어 어떤 환경에서도 창조주의 섭리, 자연의 순리대로 살고 싶다.

Views: 16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 운동

참여하기 : MORE DETA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