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10-08 Author : 마운 김 형범
45. 말 말음이 옳은가? - 지은이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이의 시조 -

update 3/2/2018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던 미국 NBC 방송의 해설자가 일본팀이 입장하던 때 일제 강점식민지배를 옹호하고 미화하는 듯한 말을 하여 해설자의 자리를 잃고 NBC 방송은 공식사과를 우리 한국민에게 하였다. 영국의 The Times의 기자는 독도는 일본영토라는 기사를 썼다가 정정보도를 내고 사과하였다.

우리 인간은 말과 글을 가지고 서로 의사 소통을 하는 고등 동물이다. 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못 들은 걸로 하겠다. 하지 않은 말로 하겠다고 아무리 변명하여야 그 말은 우리의 뇌리에 영원히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말은 두번 생각한 후에 하여야 한다. 신중히 하여야 한다. 글은 쓰고 난 후 곧장 발표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수정, 교정을 거치고 발표하기 때문에 말보다는 실수가 적다. 그러므로 잘못된 글은 말보다 더 해악이 크다.

자기가 한 말이나 쓴 글은 책임과 의무가 따를 뿐 아니라 권리까지도 가지게 된다. 아름다운 말과 훌륭한 글을 쓰더라도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무를 다하여야 하고 그 말을 이루어야 할 권리까지도 지녀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함부로 말하거나 멋대로 글을 써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일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 사이의 일이나 단체 사회의 사건이나 서로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비방, 중상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세 조선조 시대에 이런 일이 세대를 이어서 계속되어 왔던 버려야 할 인습이 현대사회에서도 계속되는 것 같아 이번 호는 다음의 시조를 산책하기로 한다.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 말음이 좋에라


<단어와 어구 풀이>
말다 [말을, 말음]: 하던 것이나 할 것을 그만두다.
말을: 관형사 형이나 [미래형이지만 현재의 뜻을 지님]
말음: 말다의 명사형
좋에라: 좋도다 [명령 감탄형]

<현대어 산책>
말하기는 글쓰는 것보다 쉽고 좋다고, 또는 남의 흉을 보는 것은 쉽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고 언제 어디서나 남을 비하하거나 흉을 보거나 확인되지도 않은 소문을 퍼뜨리는 짓을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초장]
타인에 대한 흉이나 험담이나 소문을 내가 떠들어 대면 반사적으로 남도 나에 관한 흉이나 험담이나 악담을 할 것이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중장]
내가 한마디 하면 남은 두 마디를 하고, 그러면 나는 네 마디 하게 되고 남은 또 열 마디를 하게 된다. 이런 좋지 않은 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게 되니 말의 무덤 속에 파묻히게 되니 아예 말을 하지 않음이 좋겠구나. [종장] [어떤 사본에는 ‘말 모름이 좋에라’하고 쓴 것도 있다. (이 말은 아예 말을 잘 할 줄 모르는 것이 상책이다. 화를 입지 않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사족>
이 시조는 ‘말’과 ‘말다’의 계속되는 반복법이 쓰여 있고 각 장의 첫 구절이나 둘째 구절에서 ‘말하기’, ‘남’, ‘남’, ‘남’, ‘말’, ‘말’ 등 첫음이 ‘아’로 시작되는 두운법도 표현기교로 쓰이고 있다.

중세기의 조선조는 근본적으로 유교를 숭상하는 봉건적인 폐쇄사회였으므로 자기를 말하고 남을 비판하는 언론이 거의 없던 시대여서 언론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을 것이다. 특히 양반 귀족이나 군자의 도에 있어서는 ‘예’와 ‘선’과 ‘정’이 아니면 말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행하지도 못하게 하였다. 이것은 도덕적, 윤리적 원리였다.

그러나 실제 사회생활에서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일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던 조선조 사회에서는 이를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던 말로써 구설의 화를 입은 일이 너무나 많았다. 이 시조는 이런 두기지 면을 아울러 배경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우리에게 유일하고 합리적이고 옳고 바른 말은 하여야 하고 무익하고 불합리하고 옳지 않고 그른 말은 아예 하지 않아야 화를 면하게 되는 것은 조선시대나 현대나 한결 같은 진리다. 때로는 옳고 바른 말을 하고서도 화를 입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정의로운 법치 사회에서는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자유 민주 사회에서 남의 권익도 옹호하고 내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시조의 참뜻이 실현되어야 하겠다. 이 시조의 침뜻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말 자체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밝고 맑고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정의롭고 유익한 바른말은 더 적극적이고 큰 소리내어 말하고, 부정적이고, 어둡고, 탁하고, 불합리하고, 불평등하고, 거짓되고, 무익한 더러운 말은 아예 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말’에 관한 우리나라 속담 몇가지:
1) 말로 온 공을 갚는다
2) 말 안하면 귀신도 모른다
3) 말은 할 탓이라
4)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
5) 말이 말을 만든다
6) 말이 씨 된다
7) 말이 아니면 갋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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