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문학 산책 - 마운 김형범




   Vol-No : 10-13 Author : 마운 김 형범
46. 춘풍에 화만산하고 - 퇴계 이황의 연시조 도산십이곡 중에서 -

update 4/6/2018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은 많아도 기껏해야 한 5분정도 그분의 글의 독후감을 과감하게 말한다. 그 분은 나의 이야기를 너그러이 받아 주면서 감사하다고 인사한다. 미진한 일이 있으면 가끔 나한테 email을 보내온다. email의 제목에 나는 매번 매료된다. 이번에는 제목이 ‘춘풍에 화만산하고’였다. 이 구절을 즐길만한 연세는 아닌데, 더구나 허투루 쓸 분도 아니어서 찾아 보았더니 이황의 연시조 도산십이곡 중의 한 수의 초장 첫 구절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장 첫구절인 ‘사시가 흥이’로 답을 보냈다.

지구가 점점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기후 변동이 세계각지에서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춘분인데도 폭설이 내렸다. 여기 보스턴에도 달력에는 봄이 왔는데 3월 한달 동안에도 겨울 폭설 Nor’easter가 세번이나 왔다고 한다. 봄이 왔는데도 봄 같지 않은 것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한다. 꽃샘추위라고도 하는데 꽃이 필 무렵의 맹추위를 가리킨다. 그러나 올해는 추위와 함께 눈도 내리는 시새움의 극치라 할 만하다. 추위가 조금 풀려서 봄기운을 느끼려 하자 이번에는 미세먼지 소동이다. 아예 초미세먼지라는 말까지 나온다. 내가 한국에서 살때에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이다. 미세먼지현상이 나쁘면 우리의 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어서 노인과 어린이는 극히 주의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국의 맑은 가을 하늘을 못보는 것은 물론 봄에도 시계가 줄어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온 천지가 뿌옇게 되어서 사방을 분간하기도 힘들다. 내가 3,40년 전에도 불렀던 노래의 가사에 ‘먼산에 진달래 울긋 불긋 피었고’라는 것이 있다. 먼데 있는 산이 환하게 보여서 그 산속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의 색깔이 그대로 울긋 불긋 보일 정도의 맑고 청정한 자연 환경 속에서 우리는 살았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 가운데서 근엄한 도학자로 대제학을 지낸 조선조 명종 때의 학자이며 교유자였던 이황의 연시조 ‘도산십이곡’에서 한 수를 산책하려고 한다.

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늬 긎이 있을고.


<단어, 어구 풀이>
춘풍: 따스하고 화창한 봄바람
화만산: 봄철의 모든 꽃이 온산에 가득함
추야: 으스스한 가을 밤
월만대: 달이 누각에 가득 비치고 있음 (달은 어떤 달이든 상관 없음)
* 만월대: 개성에 있는 고려의 왕궁터 이름. 이 때 만월은 달이 가득참. 곳 보름달을 말함.
사시가흥: 네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 마다의 멋 있고 아름다운 흥취
어약연비 (연비어약): 물고기는 뛰어 오르고 소리개는 날음. 천지조화의 묘함을 이름.
운영천광: 구름의 그림자와 하늘의 빛, 만물이 천성을 얻는 이치. 안동 도산서원에 있던 대의 이름. 천운대 또는 천광운영대
어늬: 어느, 어찌
긎: 끝
있을고: 있을가, 있겠는가. ~고: 의문형 어미

이 연시조는 퇴계 이황이 관직을 떠나서 경상북도 안동군 도산면에 세운 도산서원에서 후학들을 가르칠 때에 당시의 문란하다고 여기던 생활을 순화하려는 의도에서 엄격한 유학자의 입장을 토로한 12수의 연시조로 전 6곡은 자연에서 느끼는 심경을, 후 6곡은 학문을 닦고 수양하는 심경을 읊었다. 전 6곡은 언지(言志), 후 6곡은 언학(言學)이라 한다. 이 시조는 전 6곡의 6번째 수다.

이황은 주지학을 집대성한 대유학자로 율곡 이이와 함께 유학계의 쌍벽을 이루었고 영남학파를 이루어 냈고 율곡 이이는 기호학파를 이루었다.

유학자로서 우리의 시조를 썼다는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순수한 우리말보다는 도학자적인 한자어 사용이 많아서 현대의 우리들은 쉽게 다가가기는 힘들다.

<현대어 산책>
살이 에이던 겨울도 지나가고 꽃샘 추위도 사라지고 훈훈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자 모든 여러가지 봄꽃 진달래, 철쭉, 개나리마저 온 산에 울긋 불긋하고 아름답고 생기있게 가득 피어 있고 으스스한 가을 밤에는 푸르스름한 가을 달이 여러 누각에 가득하게 비치고 있다 [초장]
사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마다의 각각의 멋있고 아름다운 흥취는 그것을 느끼고 감흥하는 우리 사람의 감성과 일치하는구나. [중장]
하물며 살아 있는 물고기는 힘차게 뛰어 오르고 하늘의 소리개는 높이높이 날아 오르고 멋진 구름의 그림자와 아스라이 떠 있는 저 하늘의 빛은 천지 조화의 못함과 만물이 천성을 얻는 이치를 깨닫게 해주니, 어찌 끝이 있겠는가? 그 깨달음을 계속 지니고 또 깨달아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종장]

우리도 맑고 밝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이글이글하는 명랑하고 붉은 해와 차가우면서 따스한 저 달을 쳐다보며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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