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복 RN, IBCLC :
국제모유수유 전문 상담가며 간호사

약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 간호학전공






   Vol-No : 06-20 Author : 이지복 RN, IBCLC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update 5/18/2014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4월은 잔인한 달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Memory and desire, stirring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Dull roots with spring rain.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차라리 겨울에 우리는 따뜻했다.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망각의 눈이 대지(땅)를 덮고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마른 구군으로 가날픈 생명만 유지했으니….


T. S. Eliot



어렸을 적엔 잔인한 달 4월을 이해 못했었지요.
죽음에서 생명을 일으키는 자연현상을 이제는 조금 알 듯합니다.
겨울에 흰눈에 뒤덮힌 세상을 보면서 평등과 용서를 배웠고, 2월에는 바람에 죽은 듯 생명이 없는 나무를 흔들어 일깨우는 자연의 섭리를 알았고, 4월의 내리고 내리는 빗물에 흠벅 젖은 땅속에서, 솟아나오는 수선화를 보면서 희망을 꿈꾸었지요.


최루탄이 얼굴에 박혀 죽은 김주열(당시 19 살 고등학생)이 4월 마산 앞바다에 떠오를 때, 대한민국에 민주주의 싹이 솟아 올랐고(4.19민주혁명), 죽음의 돌무덤에서 일어난 예수는 영원한 삶이라는 다시 삶을 일깨워 주었고(부활절), 인종갈등의 엘에이폭동(1992 년 4월 29일)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는 공공의 관심을 일궈 주었습니다.
이곳 4월의 현장에서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흠벅 젖어오는 생명의 땅에서 무엇이 솟아 오르길 바라는가….


그러한 4월의 현장에서 세월호여객선의 사고는 그 많은 고등학생들을 생과 죽음의 갈림으로 나누었고, 살아난자들과 죽은자들의 슬픔과 분노와 애탐과 무너지는 억장의 시간이 감정의 아스라장에서,,,,,,,
4월 16일 모유수유상담학회에 가기전 쓰려던 글이 멈췄다.
다시 쓰려고, 쓰려고 해도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는 무엇인가에 씌웠는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슬픈지 화가 나는지 억울한지 애만 타는 나날의 가슴으로 잠도 설치고 일도 그르쳤다.
5시간의 익숙한 산허리의 길엔 봄의 추억도 없었다. 아직도 매마른 나무뿌리에 봄의 기운이 미치지 못한 듯 아직 얼어붙은 마음들이 방황하는 듯.... 글을 쓰지 못했다.


5월 1일, 모유수유상담학회로 떠나는 길엔 억수의 빗물이 쏫아졌다.
두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3시간을 긴장하며 달려갔는데, 빽빽히 주차된 곳에 내자리는 없었다.
언덕 물렁한 난간에 겨우 얹어 놓은 차가 굴러 내리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지만, 이미 늦은 시간에 어쩔 수 없었다.
미숙아와 모유수유에 대한 강연은 깊었고, 강연자는 매력이었다.
짙은 안개로 창문을 도배한 공간에서 강연삼매에 빠진 것이랄까,
아침도 먹지 않고 커피힌잔 마시지 않고 새벽 5시에 집나온 것도 생각나지지 않았다.
신생아중환자실에 어머니의 의자를 두고 인공호흡기를 꽂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냉장고가득 수집된 모유, 그 모유에 미숙아의 성장을 위한 마춤형 영양분을 조정하는 기술....
마침 점심시간에 한사람을 만났다.


그사람은 expressed breast milk technician이 그 직책이라고 했다. 영양학과 화학의 교육이 있어서 모유조제를 하는 기술자라는 것이다. 관심있으면 후배양성을 해 주겠다고 했다.
연록빛 봄빛에 신기를 느꼈던 The Log Cabin의 전망은 아직도 겨울을 잡고 있었다.
세월호에 갇힌 그 많은 승객들의 소식은 보아도 들어도 생각을 해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자의 글도 쓰지 못하게 했다.
세월호 긴급구제대상자를 위한 생존희망을 위한 촛불시위가 가까운 비치에서 있었다.
돌아와라 살아서 돌아와라를 외치는데 내머리는 터질 것 같이 아파왔다.
숨이 막혔다.


머리골이 터지지 않도록 쥐어 감았다.
숨을 일부러 온 힘을 다해서 쉬었다.
인공호흡을 해야할 사람에게 했듯이....
다음날은 하얀돌 검은 돌, 파란돌, 알록달록한 돌을 주웠다.
마침 물에 빠진 아이들을 건져내듯....
가득찼다.


이젠 희생자로 명칭이 바뀌고 그들을 위한 조문이 노랗게 노랗게 물결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 삼천리강산이 노란물결 슬픔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나라가 되었다.
한글자도 쓸 수가 없었다.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자꾸만 멀어져 가네
자꾸만 사라져 가네.....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누구의 노래가 내 정신속에서 맴돈다.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또 하나의 이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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