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복 RN, IBCLC :
국제모유수유 전문 상담가며 간호사

약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 간호학전공






   Vol-No : 06-33 Author : 이지복 RN, IBCLC
가만히 있을까요?

update 8/23/2014



내가 사는 곳에서는 한인들이 해마다 광복기념피크닉을 한다.
8월이 되면 ‘올핸 언제 어디서 하는지....’의 대화들이 한인들 모이는 식품점에서, 교회에서, 골프모임에서...자주 오간다.


올핸 안하는거여? 회보가 안오네.
나도 회보를 기다리던 중 관계자한테 전화를 해봤다.
웹을 보고 오고 싶은 사람은 오면되지 않겠느냐....답이었다.
차겁고 소름까지 끼치는 관계자의 말이었다.
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컴퓨터도 없는 사람들도 있을 터인데...
웹이 4월말에 생겼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는데...



여긴 미국이잖아요 웹보고 알아서 오면 되는 것....
중고등학생들도 아니고 컴퓨터에 대한 친근감보다 공포가 더 많은 이민 일세들은 미국에 살지만 떠나올 때의 고국의 문화 속에서 생각하고 살아가는데, 웹을 찾아서 알고 오라네.


가만히 있어야 되는가....
귓가에 들리는 말....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가....



우리는 살면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한국인의 정서는 여자니까 가만히 있고, 아이니까 가만히 있고, 임원이 아니니까 가만히 있고,
윗어른이 아니니까 가만히 있고....
바쁘니까 가만히 있고, 시간이 없으니 가만히 있고, 이미 진행이 되고 있으니 가만히 있고....


윗어른이 아니니까 가만히 있었던 치명적이었던 기억 하나.



몇십 년도 지났으니 공소기간이 지났을 터, 이야기할 수 있겠지....
유명한 대학병원 회복실에서 있었던 일.
폐절제수술을 금방 마치고 회복실에 옮겨진 환자의 혈압이 잴수록 낮아지다가 잡히지 않게 되었는데,
주치의가 꿰맨 수술자리를 아무 가위로 열어서 핏덩이를 퍼냈고, 수도 샐 수 없는 헌혈병을 비웠지만 그 환자는 살아 나지 않았다.


아직도 수술복장의 앞자락이 피에 흥건히 젖어 있었는데, 그 커다란 등어리로 경기를 하듯 울어댔다.


내 책임이야.... 내가 말을 했어야 했는데....과장님이 무서워서 말을 못했어.... 가만히 있었어....내가 말을 했어야 했는데....내가 내가....가만히 있었어!
사실인즉, 수술 중 잡고 있으라는 혈관을 놓혔는데, 과장님 쫑크 먹을까봐 말씀을 드리지 못했고, 수술후 환자체위를 바꿀 때,
그 동안 장기에 눌러져 있던 혈관이 열려 대출혈이 생긴 것이었다.


그 당시 고국에서는 의료사고에 대한 소송도 거의 없었던 때라, 가족들은 허리굽혀 절을 하면서 ‘수고하셨습니다.’를 되내이며 눈물번벅으로 떠나간 것이 지금도 아픈기억으로 남아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그 아픈 기억을 불러 일으키곤 한다.
세월호참사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에 그 많은 학생들과 승객이 죽음을 당했고, 그 구조에서도 상부 눈치보느라 죽어가는 생명들이 눈앞에 있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우편으로 광복절행사안내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전화를 했다.
가만히 있지 않았다.
광복절기념행사가........있을 것이래요.
광고는 웹으로 했고 그것보고 오래요.
웹이 뭐요?
난 컴퓨터가 있지만, 아들이 쓰니까 쓰지 않지. 어떻게 쓸지도 몰라. 이번 광복절 기념식에 가면 컴퓨터 가르쳐 주는기여?


벌써부터 광복절 기념식에 가지고 갈 음식을 준비해 놓았다는 분, 한국식품점에 가서 알아 봤다고, 꼭 가지고 갈 것이라고 안심을 주신다.
일년내내 다시 만날 계획으로 무슨 음식을 해서 가지고 갈까 고민도 하셨을 이웃들이 정겹다.
가만히 있지 않길 잘했다.
또 누구한테 전화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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