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복 RN, IBCLC :
국제모유수유 전문 상담가며 간호사

약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 간호학전공






   Vol-No : 07-09 Author : 이지복 RN, IBCLC
버려진....잘자랐을 것이야....!

update 2/27/2015



향을 좋아한다.
아침 7시 병실에 황급히 들어설 때 코끝에 감기는 커피향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너를 위해서 ...”호들갑을 떨어주는 날은 정말로 살맛나는 날이다.
하얀 잔, 갈색의 커피를 코로 들이쉬며 눈을 지긋이 감아보면, 지난 날의 기억도 오늘의 땀도 내일의 구름도 샛털처럼 하느적 거란다.

커피향이 가득한 간이 부엌에 있는 입 벌린 쓰레기통.
누군가 금방 버린 듯, 빠알간 장미, 꽃빛도 모양도 살아있음이 선명한데....
하얀 종이 위에 꽃잎을 널어 놓았다.
은은한 내음도 있다.
빛도 화려하다.
“멋있다...” 호들갑들이다.

..........

1987년 6월 두 어린아이들의 엄마로 직장에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진료를 끝낸 의사가 꼭 만나보면 좋을 사람이라고 적어 준 분, 찾아 간 동네병원산실.
아직 일하고 싶지 않지만.... 오리엔테이션에 나오라는 강경한 어조에 변명도 못하고,
마침 큰아이가 다니던 유아원의 한인학부모가 둘째 아이를 봐주기로 해서 내 병원직장생활이 시작되었다.
직장오리엔테이션 첫날,
유색인이 거의 없는 동네병원에서의 나의 모습은 쉽게 구분이 되었고,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의 질문은
“ㅇㅇ를 아느냐....한국부모가 응급실에 놓고 갔는데.....장애아이는 나라에서 죽인다는데 어떻게 죽이니,,,,,”
충곤(충격과 곤경)으로 홍당무가 되었고, 한국장애인시설과 정책을 설명으로 그들의 편견에 항변했었다.
그런 말도 되지 않는 국가망신을 시킨 유학생부모에 대한 강한 감정까지 내 얼굴을 달구었고,
살짝 찾아간 그 아이는 산소텐트 속에서 몇 개의 호수가 어지럽게 얼굴을 가리고 손가락으로 그호수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 벽에 난 큰 유리창으로 보였다.
그 아이의 부모는 그때 내가 일을 하도록 내 아이를 돌봐주고 있었다.
조산으로 죽은 줄 알았던 그 아이가 그렇게 살아 있었다.
아는 척 할 수도 모른 척 하기도 힘든 상황이 되어 내 아이를 찾으러 갈 때 그 학부형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한 달간의 오리엔테이션을 끝내고 다시 그 부모를 보지 않고 있었는데,
하루는 따지러 찾아왔었다. 잘못한게 없는데 왜 피하는가...고.
그 아이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말에 그 엄마는 한줌의 재처럼 사글어 들었다. 슬픔 자체였다.

임신 6개월에 양수가 터져 조산을 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몇 달을 보내다가 출산예정일 즈음에 퇴원을 했는데,
마침 와계신 시부모가 장애가 많은 아이를 돌보느라 힘들 며누리를 생각해서 아기를 포기하도록 한 것이라 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집안에서는 “아기” 의 “아”자도 발설하지 못한다, 바닷가에 가서 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고 잘해주고 있다... 교회에 가서 봉사도 많이 한다....그래서 하늘나라도 자리를 잡아두었다는 칭찬을 듣는다고. 확인했다.
그 아이가 장애인으로 미국에서 사는 것이 그 아이에게 좋을 것 같아 아이를 생각해서 입양을 주는 것이라는 것,
아직은 한국이 장애인애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지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입양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나눴다.
그 아이는 전국에 입양가족을 찾고 있었는데 몇달이 지나서 어느 전문인부부가 입양을 해서
가끔 아이의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비디오로 보내오곤 했다는데 그 아이가 지금 성인이 되었을 것 같다.
28살 요조숙녀가 되었겠네.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내음처럼 피어났다.
왜 갑자기 생각이 나는지....
그 아이의 출생예정일이 2월 4일이라고 들었었기 때문일까...
그 애는 9월 언제인가 출생했었지 아마....
그 엄마는 아이가 18살이 되면 딸을 찾아가겠다고 했었는데....
그 엄마는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가끔은 편지를 보내주곤 했는데.....

하얀 종이 위에 피어 놓은 빠알간 장미꽃잎들....
보기좋다.
생각도 좋다.
잘자랐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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