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Story : 서운사 수인 수님






   Vol-No : 06-15 Author : 서운사 수인 스님
봄 눈 녹듯이

update 4/11/2014



‘봄 눈 녹듯이’ 그렇게 흘러내린 온기 덕분이었는지 냉기 가시지 않은 흙더미를 비집고 푸릇한 새싹이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다.
집 앞 마당 긴 겨울 무겁게 짓눌려 있던 바윗돌 사이로 수선화 새순이 봄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다.


온 힘 다해 올라와 손 내민 녀석을 보니 덩달아 곱아 들었던 어깨를 펼쳐보게 된다. 춥다는 핑계로 널부러 놓았던 집안 물건도 정리할겸 모처럼 대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떨어내고 봄기운 가득 담고 싶었다.
청소를 시작하자 이런 것들이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지난 철 손길 한 번 닿지 않고 놓여 있었던 세간 도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저렇게 쓰임이 있겠다 싶어 얻어 오기도 하고 구입하기도 했던 것들이었다. 막상 집에 들여놓은 뒤로는 별 쓸모 없이 자리 차지만 하고 있었다.
비워내기를 거듭 다짐하건만 하나 둘 아쉬운 마음에 주어 모았던 것들이 쌓여있는 모양이 꼭 마음의 때처럼 느껴지는 것이 불편하다.


집안을 둘러보며 이 가운데 필요이상의 물건들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신형 모델에 밀려 쓸모 없게 된 전자제품들, 물려받은 것들이긴 하지만 여벌이상의 옷가지, 어디 기증해도 좋을 법한 장식장의 책들. 나의 살림살이가 이 모양이었구나 돌아보게 해준다.
살아가면서 내가 꼭 필요한 생필품들이 있다. 필요에 따라 여분의 것이 있어야 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때때로 ‘필요할거야’란 생각만으로 챙겨두었던 것들이 집안에 방치되어 쌓이고 있었다.



한 스님께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할 것을 일깨워주신 것을 떠올리니 부끄럽기만 하다.
다 버리고 갈 것을 취하려는 마음을 채우려 시간을 허비하고 있구나.
무소유 정신이란 취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우리 살림살이에 비유해본다면 모든 것을 던져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한 여분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물건이 있을 때 그것 들이 필요에 의한 것인지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인지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싶다.
특히나 새로운 물건을 구입할 때 ‘need’에 따른 것인지 ‘want’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지 조금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 내 것이라고 할 것이 무엇이 있나? 한 평생 살며 잠시 빌려 쓰다 가는 것이다.
모두가 같이 나눠 쓰고 가는 것이기에 가능한 적게 오염시키고 후대 사람들을 위해 많이 남겨서 좋은 일 한 번 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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