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Story : 서운사 수인 수님






   Vol-No : 06-42 Author : 서운사 수인 스님
치매할머니의 보따리

update 10/25/2014



지난달 한국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있었던 길 잃은 치매할머니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사연은 이렇다. 부산 서부 아미파출소 경찰관들은 한 할머니가 보따리 두 개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다는 신고전화를 받았다.
신고자는 “한 시간째 왔다 갔다… 할머니가 이상해요”라고 신고했다.



할머니의 행동이 이상해 보인 것은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할머니의 이름을 물었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도 가족 누구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딸이 아이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한다.
경찰관들은 할머니가 슬리퍼를 신고 있는 것을 보고 집이 인근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사진을 찍어 동네를 돌며 수소문하였다.
다행히 할머니를 알아 본 이웃이 나타나 할머니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할머니의 말대로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경찰은 할머니를 곧바로 순찰차에 그 병원으로 할머니를 모셨다.




병원에 도착한 할머니는 갓난아기와 함께 누워있는 딸 앞에서 꼭 쥐고 있었던 보따리를 풀어 보였다.

할머니가 꺼내어 놓은 것은 거리를 헤매느라 식어버린 미역국과 나물반찬 그리고 흰 쌀밥이었다.



이 모습을 본 모두의 가슴은 뜨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딸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어여 무라” 라고 말했다. 병실은 눈물바다로 변해버렸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딸의 출산을 잊지 않은 할머니의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이해할 수 있을까?


세상에 참으로 아름다운 일 들이 많다. 그 가운데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 이를 일러 아낌없이 주는 자애(慈愛)라고 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은 무한한 사랑. 누군가를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은 순수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그 마음 가운데는 이런 관심과 마음을 내가 너에게 주니까 너도 나에게 갚아야 한다는 속마음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 마음 때문에 상처 받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임에도 미움을 일으키고 다툼에까지 이르게 한다.



내 마음 가운데 사랑을 불러일으켰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내가 행복해지는 대가를 받았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못하고 다른 이의 것까지 빼앗아오려고 한다.


사랑은 내 마음에 있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퍼내면 퍼낼수록 오히려 커지는 신비한 샘이다. 다른 이에게 주는 것도 아니다. 준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보이는 것이다. 내 사랑을 다른 이에게 보이는 것이다.


내 마음 속 사랑 샘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이를 얼마나 자주 보여주고 있나? 치매할머니의 무한한 사랑 샘을 보면서 다시 돌보기를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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