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Story : 서운사 수인 수님






   Vol-No : 06-50 Author : 서운사 수인 스님
잘 익은 나이

update 12/20/2014



초라한 듯 걸려있는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보니 올 한 해도 이렇게 지나가는가 싶다.
또 괜스레 나이 한 살 더 먹는 다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하고, 년 초 새롭게 다짐했던 것들이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끝나는가 하고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 속절없이 늙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나이를 먹고 있다. 인생창고에 하루하루 늙음을 쌓아가고 있다.
그것은 인생의 경험치 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인생의 경험이 늘어간다는 것이 삶에 대한 지혜로움과 여유로움, 덕을 쌓여가는 것이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뿐이다.


흔히들 나잇값 한다고 말한다.
그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이다. 사람들은 기대한다. 지난 시간 속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들이 있을 것이므로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은 그 만큼 뭔가 다른 것이 있을 것이라고. 지난 세월의 비바람 속에서 단련되고 익혀온 경험치들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이 생겼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내 나이에 걸맞는 그런 힘이 나에게 있을까?
어떤 배우의 인터뷰를 보았다. 그이는 자신이 늙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늙은 이로서만 할 수 있는 배역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기쁘게 나이 먹고 있다고. 배우라는 직업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럴 땐 주름진 얼굴이, 구부정한 허리 춤이 그에게 아름답게 잘 어울릴 수 있겠다.


그렇지만 그가 말한 것은 비단 외모뿐만이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야 할 수 있는 것들, 세상을 온 몸으로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자신의 연기를 빛내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렇게 잘 늙을 수 있는 용기를 나도 갖고 싶다. 노파심이라는 말처럼 남의 일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집착하는 마음 씀에 따라가지 않도록 오늘 하루 잘 늙고 싶다. 벽에 달랑거리는 저 종이 한 장이 뜯겨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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