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Story : 서운사 수인 수님






   Vol-No : 08-09 Author : 서운사 수인 스님
때리면 막아라.

update 2/26/2016



며칠 전 한 신도로 부터 질문을 받았다. 자신의SNS에서 읽게 된 글을 보내오면서 나의 견해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내용은 이랬다. 성직자의 사회적 역할을 언급하면서 종파를 떠나 존경받는 종교인들이 가르치는 내용은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처한 상황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갖기보다 현실에 순응하라는 것이며, 상대보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여 마음을 돌리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한국의 인기있는 스님들의 법문 내용을 봐도 모든 문제의 근원을 자신의 내면에서 먼저 찾고 그 마음을 다스리라는 것인데 이런 가르침들이 자칫 기득권을 지닌 정치가나 기업가들에게는 현실의 불합리한 제도 등을 공고히 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복종과 순응을 강요하는 논리로 작용할 수 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였다.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을 때면 먼저 성인들의 삶은 어떠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의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셨는지?

예수는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도 내어주라고 하셨고 부처는 자신을 비방하는자를 침묵으로 대응하라했다. 원수를 사랑하고 굶주린 자에게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놓았노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이 조건없이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언젠가 언급했던 것처럼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이 종교교단을 만들었듯이 그 말씀이 어떤 논리로 이용되는가 하는 것은 그 참뜻과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
소위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를 앞세우는 것을 보고 성인의 가르침이 틀렸다고 부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임이 분명하다.

부처는 모든 고통은 어리석은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니 그릇된 허상의 마음을 버리고 참된 마음을 찾으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것을 불합리와 불평등의 사회적 관계를 무시하고 오로지 개인의 마음만을 들여다보고 참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개인의 수행적 측면과 사회적 가치판단의 측면은 분명 다른 것이다. 모든 고통으로 부터의 해방을 위해 스스로에게 인내하고 고요히 머물며 궁극의 지혜를 발현하라는 것과 타인과 이룬 사회 속에서 사랑과 정의, 평등과 평화를 구현하라는 뜻을 올바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적으로 복종과 순응만을 가르쳤다면 역사적 붓다는 당시 엄격한 카스트제도를 무시하면서 불가촉 천민과 여성의 출가를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고, 로마 제국주의 대항하는 선동자로 예수가 십자가 형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공자의 가르침에 의(義)는 없었을 것이다.

이들의 가르침을 따르겠노라한 다짐이 부끄러울 때가 많다. 어디로 부터 나왔는지도 모르는 오늘의 종교권력이 중생의 해탈과 아버지 나라에 이르는 길에 온전히 쓰여지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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