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Story : 서운사 수인 수님






   Vol-No : 08-18 Author : 서운사 수인 스님
발밑 흙에도 향기가 있다.

update 4/29/2016



떤이가 말했다. 한참을 신나게 달리다가 별안간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지고 나서야 발밑 흙에도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어느날 아침 갑자기 물건을 들어올리려는데 어깨통증이 시작되면서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밤새 잠을 잘못잤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그런데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러저러한 증상들을 늘어놓아 알아보니 오십견이 왔다는 것이었다. 말로만 듣던 그것이 나에게도 찾아왔구나 싶은 것이 이제 정말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우선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이구나 하는 것에서 정신이 번쩍하였다. 물론 없었던 일이 느닷없이 발생한 것이아니고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에서 일어난 일일터이지만 어떤 예고증상없이 나타나리라는 생각은 못했기에 몹시 당황스러웠다.
이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일만 남은듯 하다. 성인들이 말씀하기를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병고로써 좋은 약을 삼으라’고 하셨다. 점점 이 통증은 내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건강과 젊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도 하고 나이들어감에 대한 것을 직시하게 해주고 있다.

정약용 선생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들리는 것은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고,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없게 하려함이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가지 말라는 것이다.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위한 조물주의 배려이고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나온 세월을 다 기억하면 아마도 머리가 핑할 터이니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고 바람처럼 다가오는 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여 가끔 힘들면 한숨 한번쉬고 하늘을 볼 것이라. 멈추면 보이는 것이 참 많소이다. " 라고 하셨다.

이 글을 읽고는 한동안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나는 것은 그간의 오만과 교만에 대한 참회의 눈물이고 늙어야 배울 수 있음에 대한 진정한 감사의 눈물이었다.
나 여기 살아있소 하며 아픔을 전해주는 나의 몸을 느끼며 그래 여기 내가 깨어있구나, 번뇌 망상으로 흐르기 쉽상인 생각의 흐름을 문득문득 일깨워주고 있다. 이렇게 고마운 통증이 있으랴싶을 정도다. 생노병사의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배움이 같지 않고 깊이가 같지 않은 듯 하다. 후반기 ‘노병사’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우리를 천국과 해탈의 길에 들게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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