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 Story : 서운사 수인 수님






   Vol-No : 08-22 Author : 서운사 수인 스님
아름다운 도살자의 슬픈 죽음

update 5/27/2016



오늘 뉴스를 보니 대만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근무하는 수의사의 자살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대만 국립대학교 수의대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하기도 했다는 이 여성은 한 방송에 출연해서 “지난 2년간 700마리의 개를 안락사 시켜야 했다”며 동물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할 것을 요청했다.
이 방송이 나간 뒤 그녀는 ‘아름다운 도살자’ 등으로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근무하면서 자신이 안락사 시켜야 할 개를 부둥켜 안고 몇 번이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한 뒤에야 주사를 놓곤 했다’ 고 말한다. 그녀에 대한 비판적 반응에 괴로워하던 그녀는 결국 안락사를 위해 동물들에게 투여하던 약물을 자신에게 놓고야 말았다.

짐작컨대 동물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수의대에 진학했을 것이고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동물들을 돕고자 그 길에 들어섰을 것이다. 수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지원을 꺼리는 동물보호소 근무를 선뜻 자원하였다는 지인의 증언을 보면 더욱 그러했을 듯하다. 어쩌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사기를 들며 괴로워했을 그녀의 마음이 느껴져 참으로 안타깝고 애잔 하기 그지 없다. 죽어가는 동물을 살리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고자 했지만 그 반대 상황에 놓였던 그녀는 이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 절망감을 자신의 죽음과 맞바꾸었다. 그녀에게 꼭 그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는가? 또 무엇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았는가 하는 물음이 생긴다.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악역을 맡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모두가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에 적어도 최악을 막는 차악의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가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동물을 안락사 시켜야 하고 , 사람들에게 마음에 없는 모진 말을 해야할 때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진실된 마음, 상대를 헤치려는 마음이 아니라 큰 뜻에서 최악을 막는 차악의 선택이라면 시간이 흘러 최악을 모면한 것에 대한 안도를 하게 되지 않을 싶다.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면 되지 않겠나?
모든 사건과 현상은 한자리에 머물러있지 않는다.
형상, 모양은 없어지고 의미와 뜻이 남아 전해진다고 본다.

그렇게 성실히 최선을 다해 진실된 마음을 낸 자에게 돌을 던진다면 이는 논할 가치조차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도살자’라는 비난을 했던 사람들의 마음은 가벼웠을 것이다. 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사람들이 아니었을 것이다. 죽음의 직전에 있는 유기견을 입양하기 보다 큰 돈을 주고 이쁘고 멋진 강아지를 데려와 키우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그녀가 ‘너무 많은 개를 죽였어요’ 하며 아파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수고로움이 분명 먼저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비정한 비난에 가슴 치던 아름다운 수의사는 이제 아마도 안락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동물친구들과 반가운 재회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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