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紀行) 작가 : 강 순조 (Susie Kim)






   Vol-No : 07-45 Author : 강순조 (Susie Kim)
시간을 역행하며 행복을 찾아서 (1)

update 11/13/2015



누구를 막론하고 우리의 인생은 몇 번의 변화와 굴곡이 있는 것 같다. 70여 년의 나의 삶의 발걸음을 뒤돌아볼 때 3번의 큰 전환점이 있었다.
30대 전 의기양양하고 꿈을 꾸며 행복했던 젊은 시절, 미국으로 이주후 직장으로 가정으로 힘들고 보람있게 살았든 나의 중장년 시절,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의무를 (?) 끝내고, 조용하게 자신에게 충실 하려고 노력하며 살고있는 나의 은퇴생활....

우리 부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차에 걸친 큰 딸의 반 강요적인 설득에 의해 45년간 살아온 동쪽 끝에서 하루아침에 서쪽 끝으로 이주해왔다. 동부에서는 대개가 은퇴하면 몇십 년 알고 지내든 지인들과 함께 플로리다 나 버지니아로 옮기는 것 같다. 친구가 있어야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기가 조금은 쉽기 때문이다.
“늙은 개에게 새로운 재주를 가르칠 수 있느냐”는 속담처럼 은퇴 자체만으로도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데 평생 살아온 동부의 의식구조에서 뿌리채 뽑아 가족 외에는 지인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이곳 서부로 옮긴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결단이었다. 딸의 지론은 늦추면 늦출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었다

6년이 지나고 보니 현명한 결단이었다는 것이 확연하고, 놓칠 뻔했든 일곱 손자 손녀의 재롱과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젊었을 때는 무엇이 그렇게 바쁘고 힘들었는지 여유 있게 눈 길한 번 대화 한 번도 여유 있게 자식들과 제대로 나눈 기억이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정신 차리고 둘러보니 그들은 어느 사이 엄마 아빠가 되고 한 사람의 아내와 남편이 되어있었다.

은퇴 전 첫 손자를 보고 자나 깨나 눈앞에 아물거리는 그 얼굴이 그리워 우리 부부는 거의 두 달에 한 번씩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었다.
그때 받은 첫인상은 어느 때나 만발한 꽃을 볼 수 있고, 한여름에도 모기 걱정이나 끈적거리는 습도가 없어 좋으나,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안개에 스웨터를 걸쳤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르고 청명한 날씨로 돌변하면 또 벗고... 일년 내내 온도는 50도 중반에서 70도, 아주 더우면 80도 중반쯤 되는 일기에 습관이 들었다.
손자를 데리고 프래이그라운드를 가면 계절을 혼동한 것 같은 부모들의 옷은 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었다.

여름인데도 겨울 코트에 모자까지 푹 눌러쓴 이가 있느냐 하면 짧은 바지와 티셔츠에 스맆퍼를 끌고 나오는 이가 있기도 하고 최신 유행의 부스에 스카프를 두르고 코피를 홀작 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골뜨기인 나의 눈에 역시 샌프란시스코는 코스모포리탄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거렸었다.
나중에 터득한 진리지만 그들의 옷차림은 그들의 인종적 배경과 교육, 직업, 취미에 의하여 다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안개가 얼마나 짙은 동래에서 나왔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수많은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라 집들도 가게도 번듯한 땅에 지어진 것은 드물고, 한 골목과 다음 골목의 온도 차는 많이는 15~20도도 가능하다.

   

맠 트웨인이 한 유명한 말 중에 자기 생애에서 제일 추운 겨울을 보낸 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낸 여름이었다고 한 것처럼, 여름에 관광하러 오신 분 중에 예상치 않은 추위에 자켓을 사지 않은 분이 드물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주저와 망설임과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시작한 나의 캘리포니아 생활은 어디를 가나 넘치는 사람들과 끝없는 자동차의 행렬에서도 위협을 받았다.
그렇다고 집 안에서만 살거나 바쁜 자식들의 방문만 기다릴 수도 없으니, 나도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할 나의 삶을 찾는 것이었다.

Chris Crolley와 Henry Lodge MD는 “Younger next year” 책에서 80세 그리고 그 후에도 강하고 건강하고 섹시하게 살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부패해지도록 방치하지 말라고 했다. 부패와 나이 든다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했다 (aging verses decaying).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일의 운동, 긍정적인 마음가짐, 건강한 식생활과, 더 중요한 것은 매일의 생활활동에 적극 참여 하는 것이며, 움직임이 없고 정체된 삶은 부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에서 많은 공감을 느끼고, 나도 피동적인 불만에서 능동적으로 의식을 바꾸어야겠다는 결심하에 주위를 둘러보니 지금까지 무관심 속에 묻혀있던 사물이 눈에 보이고, 몇 백보만 가면 있는 대학의 축구장에서 들려오는 젊은이들의 환호 소리가 생명을 축하하는 소리처럼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또 학교 주변은 여러 개의 산책로가 있어 걷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나에게도 이 환경을 즐기는 동기를 부여해 주었고, 젊었을 때에 틈틈이 조깅도하고 걷기도 했기 때문에 거기에 빨려 들어가는 데에는 힘들지 않았고 곧 골프와 등산과 거의 매 주말마다 하는 가족들과의 디너는 나의 삶에서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는 주 자체에서도 많은 돈을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 투자한다. 캘리포니아 하이킹 코스를 소개하는 책자에 보면 소개된 하이킹 코스만도 약 600개가 있고, 매 코스의 강도, 거리, 화장실 등이 잘 표기되어있다. 주위의 몇 곳을 가보니 매 0.25마일 마다 거리표시가 있으며 자전거나 개, 말의 허용도 가능한 곳은 그렇게 표기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지난 1월 어느 날 교회 가기 전에 약 한 시간의 짧은 시간의 여유가 있어 자주 올라가는 대학 뒤쪽의 하이킹 코스를 뛰어 올라갔다가 급히 내려오다 가파른 지름길에서 넘어졌다. 그 전날 남편에게 여기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했든 바로 그곳에서 뒤로 넘어졌고, 계속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손바닥으로 멈춘다는 것이 손목을 꺾었다. 순간적인 통증으로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손가락을 조심조심 움직여보니 그런대로 움직여져서 뼈는 다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속으로 감사하면서 부어오르는 손가락과 팔목이 약간은 염려되었으나 손목에 압력 밴데이지를 감고 교회에 갔었다. 예배 중 통증이 계속 심해져서 집에 오자마자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엑스 레이를 찍으니 손목뼈에 금이 갔다고 한다.
8주간의 기브스를 하고, 그 후에도 부드러운 기브스와 물리치료 받고 하면 적어도 3개월은 골프나 손목을 자유자재로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이다.

가능하면 일주에 네 번 골프치고, 거의 매 주말마다 15명의 가족들을 불러 디너하고, 7명의 손자 손녀들의 떠드는 소리와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울 때의 그 행복감에서 활력을 얻고, 그리고 두 세 번의 하이킹이 나의 스케쥴인데 골프도 디너도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머리를 스쳐 갔다.
그래서 나는 남은 옵션으로 하이킹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5시15분쯤, 요사이는 6시를 조금 지나서 동녘의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면 나는 지팡이, 모자, 물과 만보기를 챙겨 5마일에서 8마일을 기분에 따라 걷는다.
세상이 잠에서 깨기 전의 이 시간은 나만의 공간이며 다른 나와의 대화시간이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든 옛 추억과 옛날 친구의 모습이 어느 마술사의 힘에 끌린 듯 떠오르고 그날 해야 할 일도 점검하고 어떤 문제가 있어 고심하면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확장시켜준다.

   

계곡을 타고 내려갔다가 약 1,200피트의 정상까지 올라가면 멀리 열두 가지의 회색으로 겹겹이 쌓인 산 등성이가 나타나고 샌 프란시스코의 명물 트윈 픽과 Diablo 산이 구름 위로 빼곡히 내밀고 있는 것이 아프리카 여행 때의 눈에 덮인 킬리만자로를 연상시키며 그때의 감개무량했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한쪽 끝을 잡고 당기면 쭈욱 벗겨질 것 같은 하얀 구름이 산 중턱에는 느긋하게 솜털처럼 걸려있는 것이나 한쪽으로는 샌 프란시스코만이 반대편으로는 태평양이 끝없이 펼쳐있고 계곡 밑으로는 하얀 집들이 조개껍질을 엎어 놓은 듯 오손도손 모여있는 것이 평화스러운 한 폭의 그림 자체이다.

안개가 없는 날에는 샌 프란시스코 공항 넘어로 구름을 비집고 뻗쳐나오는 아침 햇살은 언제 보아도 황홀하다. 이런 자연의 광대함은 나의 오감을 최대로 확대 시켜 더 실감 나게 위대한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고 맛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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