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紀行) 작가 : 강 순조 (Susie Kim)






   Vol-No : 07-46 Author : 강순조 (Susie Kim)
시간을 역행하며 행복을 찾아서 (2)

update 11/20/2015



** 그뿐인가! 철 따라 계절따라 지저기는 각종 새들의 노랫소리나 숨어있던 각종 들꽃들이 패션 쇼를 하듯 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2월이 되면 제일 먼저 계절을 알리듯 라잇트 패인트 브러시가 여기저기에서 짙은 주홍색으로 피어나고 그 옆에는 이름 모를 보라색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경쟁이나 하듯 도도히 뻗어나고, 3월이면 동부에선 정원의 꽃으로 키우는 보라색의 릴리가 무리로 여기저기에 피기 시작한다.



6-7월에는 등산길을 따라 목화송이처럼 끝없이 하얗게 피어있는 들국화는 그 깨끗하고 청초한 모습으로 나의 영혼을 씻어주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8마일의 등산길이지만 어느 정도의 햇빛을 받느냐에 따라, 또 어느 정도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안개의 통로에 노출되어 있느냐에 따라 같은 꽃이라도 피는 시기가 두 달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칸 바이올렛, 캘리포니아 파피, 세이지 부쉬, 칼라 릴리, 퀸 앤 레이스 등 대강 세어본 야생화는 46종류로 2월부터 9월까지 계속 피고 지곤 한다.
또 5월부터 7월까지는 산딸기가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열려있으니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보통 3시간이면 끝날 코스가 산딸기에 현혹되면 4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이런 식탐 외에도 얼굴을 스쳐가는 안개의 촉촉함이나, 거미줄에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붙어있는 크고 작은 물방울들, 들꽃의 아름다움과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과 푸른 하늘과 이마를 맞대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며 나의 행복이란 이런 적고 큰 자연의 미를 구슬처럼 꿰어 간직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의 정상에 가면 미 육군에서 샌프란시스코와 인근 지역을 소련의 핵무기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1950년대에 초음속 반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한 장소가 있고 이름은 희랍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신의 이름을 따서 나이키(Nike)미사일 사이트라고 명명하여 운영하든 장소가 있고, 지금은 콘크리트 흔적만 남아 있다. 그 당시는 미사일 설치가 샌프란시스코 반도 지역에만도 11군데 그리고 미 전역의 요지에 분포해 있었다고 한다.
목적물이 레이다에 잡히면 10초 안에 미사일로 격추시킬 수 있다고 했으며, 그 후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이 발전되면서 나이키 미사일 SF-51은 1974년에 자연도태 되어 철거했다고 한다.



또 다른 특기할 것은 1769년 포톨라 탐험대가 샌프란시스코 만을 처음 발견한 것도 이 산꼭대기에서이며, 탐험대장 Carl Patrick McCarthy를 기념하는 기념비도 바로 여기 산 등에 있고 매해 부활절 새벽예배도 여기에서 있다고 한다.
근래 한국에서의 등산 열은 굉장하다고 들었다. 온 국민이 주말이면 야외로 쏟아져 나가고, 매 등산 코스마다 등산객들로 붐비고 매 20분 간격마다 무리무리 모여 스낵과 막걸리를 즐기는 모습이 등산로의 풍경이라고 들었다. 또 그들의 등산복은 최신 스타일의 노스 페이스에 지팡이, 모자, 선 그라스, 팔 토시, 목 가리게, 마스크로 중무장해야 완성이라고 하니 그냥 하이킹이 아니라 하이킹 프라스 프라스 라고 들었다.



그러나 여기는 나와 가끔씩 만나는 노루, 여우, 늑대, 토기와 캘리포니아 학, 블루제이, 스페로우 등과 끝없이 피고지는 야생화와 수목들이 자라는 자연동산 등이다.
가끔은 하이커들을 만나기도 한다. 주말이면 20여 명을 만날 수도 있으나 주 중에는 겨우 서너 명을 만나면 많이 만나는 편이다.
그중에 자주 만나는 사람으로는 개 두 마리와 같이 뛰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부지런을 떨어 해 뜨기 전에 시작해도 내가 올라갈 때 그 사람은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35파운드의 백팩을 매고 걷는 패트릭이 있다. 60대 중반의 사람으로 불란서의 알프스산맥을 한 달간에 걸쳐 450마일 트랙킹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천사를 만난 것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넘어져 팔목을 다친 후로는 항상 지팡이와 하이킹 부스를 신고도 언덕길을 내려올 때에는 아주 조심해서 땅만 보고 걷는다. 특히 급 경사길에는 튼튼한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었는데 해가 가면서 계단은 흙 속에 묻히고 흙은 다져 저서 미끄럼대처럼 반질반질하고 위험한데 언제부턴가 누군가가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본래대로 파놓은 것이다. 마음속으로 감사하며 누구일가 궁금했었는데 어느 이른 아침 그 천사를 만났다.
백팩에 곡괭이, 삽, 괭이를 가지고 와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계단을 파내고 있는 나이 들어 보이는 남자를 본 것이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그분의 숨은 봉사에 감사하며, 미국이 여전히 세계에서 제일의 강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세계 각국으로 보내는 도움의 손길과 이러한 이름없는 이들의 봉사와 헌신이 저력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을 즐기기만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등산길은 나의 기도의 시간이다. 나는 많은 때에 나의 기도가 하나님께 보내는 정크 메일인 것 같아 안타깝고 그런 나 자신에 실망할 때가 많다. 그러나 조용한 등산길에서는 교회에서 무릎 꿇었을 때나 엄숙한 예배시간보다 더 잡념이 사라지고 하나님이 나와 함께 동행하시는 것 같고, 감사와 찬송이 절로 나온다.



허리를 거의 땅까지 꾸부리고서야 볼 수 있는 아주 적은 들꽃에서나, 아니면 눈을 들어 둘러보는 망망한 대해와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 제멋대로 형형색색의 소리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이 대자연의 지극히 적은 일부로서, 동화되어 그 거대한 생명력을 느낄 때 나에게 주신 헤아릴 수도 없는 많은 축복에 감사하고, 진정 하나님은 만유의 창조자이시고 만유 위에 계시다는 고백이 나오며 마음으로 무릎 꿇게 된다.

그러므로 이 등산길이 있는 한, 나의 겉 사람은 낡아지는 것 같으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 지고 있다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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