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紀行) 작가 : 강 순조 (Susie Kim)






   Vol-No : 09-02 Author : 강순조 (Susie Kim)
돌로마이트, 이탈리아 알프스 트렉킹(1)

update 1/13/2017




제1일 보르자노에 도착하다

우리 일행 6명의 시니어들은 밀라노에서 로미오와 쥴리엣의 배경으로 유명한 베로나를 거쳐 돌로마이트(Dolomites)의 관문이라고 하는 남 티롤의 수도인 보르자노(Bolzano)에 도착했다. 호텔 체크인 후에 먼저 정보 센터에 가서 앞으로 6일간 필요한 버스, 기차, 스키 리프트 나 곤돌라를 탈 때 필요한 쿠폰을 일 인당 €16.50 에 구입했다.
이렇게 한 번에 사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돌로마이트는 이탈리아어로는 돌로미티 (Dolomiti)라고 하며 위치는 이탈리아의 동북쪽에 있어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나누고 알프스 산맥의 한 부분이다.
돌로마이트는 베네토, 트렌티노와 독일어를 주로 사용하는 남 티롤의 세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트레킹과 스키로 유명하다.

돌로마이트라는 이름 자체도 이 산들의 특수한 지질을 분석한 프랑스 지질학자 Deodat De Dolomieu 의 이름에서 딴 것이고, 두 종류의 돌 성분으로 구성된 돌로마이트 산은 칼슘 카보내이트 인 칼사이트와 칼슘과 마그네슘 카보내이트로 된 돌로마이트이다. 돌로마이트 산이 유명한 이유 중의 하나도 화학성분 돌로마이트의 결정체가 흰색과 갈색등으로 햇빛의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어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색을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니스에서 비엔나까지 장장 1200km에 유럽의 13개국을 통과하는 알프스는 세계에서 제일 높고 제일 큰 산들의 연속으로 유명한 산맥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중 산세의 수련함 과 웅장함 은 단연 돌로마이트가 제 일위라고 한다. 이 돌로마이트 산 들 중 2750m 가 넘는 것이 35개나 되며 이것들은 백두산 (2744m)보다 높은 봉우리이다. 41개의 호수와 드넓은 초원과 맑은 계곡, 수련한 수목이 2009년 유네스코 자연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리는 오후에 앞으로 7일간 트레킹 할 돌로마이트의 파노라믹한 전경을 보기 위해 한 시간의 버스를 타고 약 1000m 의 높이에 있는 레논으로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갔다. 360도 각도로 높고 낮은 산들과 다양한 형체와 색깔의 산들을 볼 수 있었고 앞으로 트레킹 시 일종 우리의 나침반이 될 제일 높은 마르모라다 (3343m) 산과 산 꼭대기를 잘라버린 것 같은 로즈가든 산의 위치로 우리가 동으로 가는지 서로 가는지 등 방향감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열심히 보고 또 보았지만 산 군의 광대함에 감탄사만 남발하는 데서 그쳤다.

그리고는 내일부터 하게되는 트레킹의 예비훈련 겸 약 한 시간을 걸어 피라미데 디 테라(earth pyramids)를 보러 갔다.
등산길에서만 내려다보게 되어있고 접근이 금지된 계곡에 콘 모양의 돌들이 있고 위에 넓적한 돌이 얹혀있는 것이 거대한 버섯을 연상시키는데 터키 카파토기아에서 본 것과 꼭 같았으나 규모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이런 특별한 현상은 산사태가 난후 폭우와 가뭄이 번갈아 가면서 일어날 때 바람이 막혀있는 골짜기 같은 곳에서 형성된다고 한다.


제2일 세시다 (Secede) 산 (2,860m)으로

여행하기 전 집에서 체크한 일기예보는 온도가 80도 전후로 매일 비가 온다고 하여 은근히 걱정하게 했었는데 지금까지는 청명한 날씨에 70-80도로 습도도 높지 않고 활동하기에 최적이다.

우리는 산을 올라가는 것 보다는 내려오는 것이 체력의 소모가 적고, 또 집에서 나름대로 운동은 했지만 어느 정도의 체력이 요구되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산을 내려오는 것이 근육에 무리가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세시다 (2860m) 산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오티세이로 가서, 긴 야외 에스카레이트로 한참을 올라가서는 곤돌라로 두 번 갈아 타고 나서야 정상에 내렸고 마지막 100m는 걸어서 올라갔다.

완만한 산등성에는 이름 모를 많은 야생화가 피어있고 파랗고 노란색의 행글라이더가 산 옆으로 곡선을 그리며 멋지게 나르는 것과 끝도 없이 내려가는 산 밑의 아름다운 마을을 보면서 지금도 아름답지만 하얀 눈에 덮인 겨울의 멋진 스키를 상상해 보았다.

모든 트레킹 코스는 화살표로 가는 방향을 가르켜 주고 희고 빨간 줄이 그어져 있어 미스 할수가 없고 절대 실수 해서도 안된다. 대개 30분 거리마다 바위나 나무에 희고 빨간 줄의 표시가 있으면 우리가 코스를 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간 중간에 코스의 번호도 적혀있다. 오늘 우리의 트렉킹 코스인 N19를 가르키는 방향으로 따라가니 갑자기 왼편으로 상상하지도 못했든 절벽같은 트레킹 코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지금까지 산에 가려 오른쪽만 보고 올라온 우리들은 놀란 토끼눈을 하고 괴성이 터지게 하는 전경에 반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막힌 것이 없고 탁 트인 전망에 저 까마득한 밑에는 초원이 보이고 건너편 산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데, 발 밑을 보니 90도의 경사에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그재그로 겨우 한 사람이나 걸어갈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의 시작이 쇠로만든 밧줄과 같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의 여유롭고 자신만만했든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가슴이 쿵쿵거리며 뛰었다.

가이드의 책에는 난해도를 3등급으로 나누고 초보자들을 일 등급, 어느정도 운동으로 단련된 경우는 2등급, 경험과 육체적으로 단련된 산악인은 3등급으로 추천하며, 또한 경사도(ascend/descend)는 500m, 하루에 4-5시간의 트레킹이 초보자에게 적당하며 거기 맞추어 스케쥴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고 추천했다.

우리 일행은 평소의 운동으로 꽤나 자신들이 있었고, 또 하산길 이라 N19이 3등급에 체인 가이드라는 것 을 읽고도 별로 염려하지 않았었는데.... 얼라라! 마음속으로만 이걸 어쩔꼬 하고 있는데...그 두려움이 나만 이 아닌지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래도 우리 중 유일하게 아직 60세가 되지 않았고, 대학 졸업 후에도 옛적의 산악부원들과 가끔씩 산을 오르 내리는 친구가 용기 있게 첫 발을 내 딛었고 우리도 조심 조심 한 사람 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발밑의 자갈길은 평지에서도 조심해야 하는데,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무르팍이 흔들리고 오금이 저려왔다. 나는 겁에 질려 급경사를 보지 않기 위해 산 쪽으로만 몸을 돌리고 붙잡을 체인이 없는 곳에서는 네발로 기기도하면서 내려갔고, 그런데도 두 번이나 미끄러져 혼비백산했었다. 그리고 앞과 뒤에 친구들이 같이 내려 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눈을 들어 확인할 염두도 못하고 오직 발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내려오면서, 비명소리가 나지 않으니 다들 잘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약 한 시간을 내려오니 길도 넓어지고 완만하여 저서 그때서야 허리를 펴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다들 한 두 번씩 미끄러 졌다고 한다. 뒤를 돌아보니 내려온 협곡의 자갈돌들이 멀리서는 모래가 흘러내린 것 처럼 보였으나 달 표면을 연상시키는 회색 색깔의 돌무더기이고,내려가는 방향으로는 멀지 않은 곳에는 우리의 첫 목적지인 브로그래서 산장이 보이고 푸른 풀밭에 방목한 소들이 점점이 보이는 것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상하게 했다.

산장 가까이 가니 방울을 단 소들의 짤랑거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명쾌하게 들려오고 잔잔한 순풍에 많은 트레커 들이 벤치나 잔디에 앉아서 쉬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거의 두시간 에 걸친 휴식과 점심으로 몸과 마음을 충천시킨 우리는 다음 코스인 마다레나 산장까지 N28을 따라 계속 하산하기 시작했다.

2등급의 코스인 이 트랙은 대부분 짙고 찌를듯한 수목 사이로 작은 폭포들이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며 우리를 동행했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재잘그리기도 하고 나무들의 높은 끝자락 넘으로 칼로 잘라 놓은 것 같은 돌로마이트산의 아름다운 경치에 홀려 수없이 많은 사진도 찍으면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4시간을 트랙했다.

드디어 아담한 마다 레나 산장에 도착해서 흥겨운 결혼 파티의 페스티벌 한 음악과 분위기에 심신의 피로를 순간적으로 잊었는데 나의 다리는 감각을 잃은 것 같고 일어서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다리도 달랠 겸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땀도 식히고, 약간의 에너지 충전도 한 후에 우리는 버스로 브로사보네, 그리고 기차로 보르자노의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8시, 아침부터 저녁까지 12시간을 백두산 보다도 더 높은 산에서 내려 왔으니 다들 기진맥진하여 저녁은 생략했다.

나의 손목의 핕비트(Fitbit)는 24,165 스텝에 10.97마일 이라고 빤짝이는 것을 보면서 겨우 이것으로... 그러나 정신적인 긴장감에 우리는 더욱 녹초가 된 것 같았다. 또한 트레킹 에서는 거리보다 얼마나 올라가고/ 내려오는가의 난해도가 더 중요한 지침표인 것을 몸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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