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紀行) 작가 : 강 순조 (Susie Kim)






   Vol-No : 09-04 Author : 강순조 (Susie Kim)
돌로마이트, 이탈리아 알프스 트렉킹(3)

update 1/27/2017



제 5일 트레 치메 서클 (Tre Cime Circle)로 향해서

아침에 일어나니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한 어제의 예보와는 달리 한 두어 방울의 비가 떨어지는가 싶더니 그치고 적당히 구름이 덥혀 있는 70F 중간 온도에 오히려 트레킹 하기에 좋은 날이다.

오늘은 미주리나 (Misulina) 호수를 보고 오론조 산장으로 가서 돌로마이트에서 제일 유명한 트레 치메 를 360도로 서클하는 코스다. 트레치메는하나의 거대한 산봉우리가 세월이 흐르면서 세 개의 봉우리로 갈라진 것으로 쉽게 접근이 되고 대개가 평지같은 길 임으로 걷기도 쉽고 돌로마이트의 가지각색의 경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트렉크 와 관광객이 오는 곳이다.

안내 책자에서도 오늘의 코스는 경사도 360m, 1-2 등급, 시간 3:30, 거리 6.2 마일로 되어 있으니 몇 일간의 트렉킹으로 단련된 우리에게는 누어 식은 죽 먹기 일 것 같았다.

버스로 미주리나 호수에 도착한 우리는 약간 실망했다. 우리가 이탈리아 트렠킹을 여기서 먼저 시작 했다면 지금과의 다른 감동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상업화되여 놀이배가 떠 있고 호숫가에 줄줄이 세워진 파라솔 등에 흥미를 잃고, 버스만 바꿔 타고 트레 치메 트레킹 의 출발점이 될 오론조 산장으로 곧바로 향했다. 여기의 등산 길은 넓어 지프차도 지나다닐 정도이고,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떼 지어 걸어가면서 사진도 찍고 있다. 나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온 두 청년을 만났고 이들은 코르티나에 관광을 온 김에 반나절 코스로 왔다고 하며 옷이나 신발은 관광객의 모습이다. 우리 일행을 보고 여자 6명의 시니어들이고 오늘로서 5일 째 트렉킹 이라는 말에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그들의 얼굴에는 그 나이에 라고 쓰여있고, 나는 이 나이가 어때서라고 묵언으로 응답했다. 약 한 시간을 걷고 그들은 되돌아 갔고 우리는 계속 트레 치메를 서클하면서 서 있는 장소에 따라 바뀌는 경관에 사진도 찍고, 또 찍어주며 계속 걸었다.

치솟는 산봉우리, 우아한 바위탑, 고산의 옆으로 모래가 흘러 내리는 것 같은 돌무더기, 마귀의 손가락같이 뾰족뾰족한 산 봉우리등 아무리 보아도 그 경이로움 에 실증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여유있게 돌로마이트의 여러 얼굴을 즐기면서 코스의 약 절반을 돌고 로카텔리 산장에서 코피와 티로 휴식하고 난 후에 나머지 코스는 102번을 거쳐 105 번으로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줄줄이 붙어있는 트랙 코스 안내판에서 102번의 방향을 잘못 읽고 거의 90도 반대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분명 102번이었고 오늘 코스는 1-2등급으로 쉬운 코스 였었는데 발 밑의 길은 험해지고 울퉁불퉁한 바위 밑으로 미끄러지듯 균형을 잃기도 하면서 내려가는 길은 분명 잘못 길을 들어선 것 같으나 붉고 흰색으로 페인트 칠한 등산길이라는 표시만 보일 뿐 번호를 찾지 못하고 돌아서야 할지 아니면 옆에 쉬운길이 있는데 우리가 찾지 못하는지 망설이면서 약 45분을 하산하다가 마침 올라오는 한 트레커를 만났다.

그가 가진 지도를 보고서야 우리가 90도로 잘못 들어섰다는 것을 알았고 한 시간 넘게 힘들게 올라와 코피 마시든 산장으로 되돌아왔고 약 30분 쉰 후에 처음 계획했던 코스대로 계속해서 마쳤다.

지금까지 우리는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주의 깊게 사인을 보지 않은 것이 실수였었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그동안의 체력 단련으로 세시간 반의 쉬운 트렉킹이 거의 6시간이 되었고 그중 두 시간은 3등급의 험난한 코스 였었는데도 힘은 들었지만 만족한 하루였고 도전적인 하루가 된 것을 감사했다.


B> 제6일. 에브루 산장 그리고 라가조이 산장에서 숙박 (1)

오늘은 큰딸 그레이스 가족이 다녀온 후에 적극적인 추천 때문에 돌로마이트 트레킹을 꿈꾸게 한 코스로 간다. 코르티나 담배죠 와 벨 바디아(Val Badia)의 중간 위치에 있고 돌로마이트의 산장 중 제일 높은 곳(2,725m)에 있는 라가조이에서 오늘 밤을 숙박한다.

사람들은 흔히들 봄을 탄다 가을을 탄다고 하면서 계절에 예민하고 짧은 겨울 햇살에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계절보다 여행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나와 이해 관계없이 그저 거기 있어서 가서 즐기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겸손해지고 생각지도 않은 멀고 낮선 곳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그래서 얼마간 여행을 하지 않으면 거품 빠진 소다수 같고, 삶의 빛이 바래지고, 공기 빠진 풍선같이 늘어져 있다가 여행 계획이 세워지고 비행기 표도 구입하고 나면 굽었든 허리도 펴지고, 주위의 수목도 한층 더 싱그러워 보이며, 나의 발걸음은 스프링을 단것처럼 가볍다. 이번 여행도 예외는 아니다. 일 년 넘게 꿈꾸고 계획한 여행이다.

작년 봄 로마를 거쳐 돌로마이트를 일주일 트레킹 하고 플로렌스 에서 우리와 합류한 딸이 돌로마이트의 아름다움을 입이 마르게 극찬하며 “엄마도 할 수 있어. 꼭 가보세요” 라고 한 말이 불 씨가 되어 생각하고, 꿈꾸고, 나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자문하고 할 수 있어! 라고 스스로 응답하면서 생각을 굳혀서 또한 나 못지않게 여행을 즐기고 천재적인 소질로 완벽한 여행스케쥴 짜는것이 취미인 히로꼬와 같이 더운 여름은 피하고 가을에 접어들 때 하기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에서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 산이 도전과 성취의 상징이지만 자신의 한계를 아는 우리에게는 돌로마이트 트레킹이 우리의 도전이고 우리의 희망과 욕망과 성취의 상징이 될 것이다.

오늘은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가방은 일시 보관하는 곳에 맡겨 놓고 하룻밤 숙박을 위해 간단한 세면도구와 비옷, 후래쉬 라이트, 슬립퍼, 적은 손 타올 등만 백팩에 넣고 N419로 에브로 산장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라가조이로 가는 트랙을 한다.

아침 일찍 버스로 콜 갈리나 산장까지 가서 시작한 애브루 산장까지의 트랙은 돌 자갈길의 연속이고, 돌 틈을 비집거나 어떤 것은 길 옆에 여기저기 피어 있는 꽃들과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위세 당당하게 서 있는 산들은 걸음을 멈출 때마다 여러 형태로 마음에 감동을 준다. 그리고 WW1 때의 동굴과 턴넬도 지나면서 두시간 반을 올라가 애브루 산장(2,416m)에 도착했다.

이 산장의 음식은 돌로마이트에서 최고라고 추천한 딸의 말을 확인 하는 것 처럼 많은 등산객 들로 붐볐다. 좌석이 날 동안 탁 트인 넓직한 발코니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땀을 식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빨리 자리가 나왔다. 덤브링 수프, 스파게티, 그릴에 구운 각종 채소, 구운 양파와 감자에 녹인 치즈로 덮은 디쉬 등 일품요리였고 가격은 €160으로 딴 식당에 비해 비싼 편이었으나 우리의 만족도에 비교해 아깝지 않았다. 그 외에 자리 값으로 일 인당 €2.50 을 덤으로 지불해야 했다.

우리는 여행 끝에 이탈리아를 떠나면서 우리가 먹은 최고의 음식은 에브루 에서 라고 만장일치로 동의했었다.

점심 후에 4명이 휴식하고 있을 동안 나와 한 친구는 거대하고 넓적한 돌산 최고봉에 있는 누로바우 산장(2,566m)까지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것 같아 올라가서 코르티나의 산 너머 눈이 갈수있는데 까지 360도로 보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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