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복 RN, IBCLC :
국제모유수유 전문 상담가며 간호사

약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 간호학전공






   Vol-No : 10-39 Author : 이지복 RN, IBCLC
눈물.......피눈물

update 10/12/2018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하얀티쉬로 닦아내는데 붉은 핏물이었다.
피눈물이???
내가 피눈물을 흘린다고?

기억속의 피눈물이 톡 튀어 나왔다.
1970년대 대학생활중 만났던 친구, 절친이 된 친구의 막내남동생이 군대에 갔는데, 어느날 사망통지가 군대에서 왔었다고 했다.

죽음의 이유는 자살이라는 믿기지 않는 사망통지서를 받고 그 어머님이 넘어지셨는데, 부들부들 몸을 떠시며 보인 그 어머니의 눈물이 핏빛이었다는 나의 절친의 피눈물소리가 기억속에서 튕겨 나온 것이다.

너무 억울하고 너무 슬프고 스트레스에 휩싸이면 피눈물도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그런 감정과 무관한 피눈물이다.
후천적으로 오는 눈에서 코로 통하는 눈물관이 좁아지거나 막힌경우로 언제부터인가 오른쪽 눈이 자주 젖어 티쉬를 상비하고 자주 눈물을 찍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안과진료를 여러번 받은 적이 있었다.

인조눈물을 눈에 떨어뜨러 건조함을 치료해보기도 몇년, 같은 이유로 자주 안과의사를 찾는 것도 불편해서. 혹시 눈물관이 막힌게 아닌가 의심하고 눈물관 전문의를 찾아 검사해보니 오른쪽 눈물관이 막혔다는 것이었다.

수술을 권했고, 96%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4 % 는 다시 수술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는 솔직한 의료소견에 수술을 결정한 것이었다.

수술한 날이 금요일, surgicenter라는 집에서 조금은 가까운 곳에서 외래수술을 했는데, 금새 코피가 나는 것에 의사를 불러달라고 했는데, 의사는 벌써 그곳을 떠났다는 것, 보통 코피가 난다는 것, 직접의사와 전화해보라는 것....’여보시요 나는 환자야, 내가 이곳을 나가기 전에 나의 고충을 해결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불평하고 싶었지만, 의사가 없는 그곳에서 무슨소용이 있겠나라는 생각에 그냥 집에 왔다. 다음번엔 의사가 상주하는 곳에서 시술을 받으리라 각오를 하면서.
주말에, 휴일인 월요일까지 피가 내리는 코밑에 거즈를 하얀 콧수염처럼 붙이고,커다란 선글라스를 쓰고 외출도 했다.

마침 집에 와있는 아들과 여자친구를 위해 음식도 설거지도 하면서 가능한 머리를 높히고 휴식을 취하려 노력했다.
화요일 아침, 오늘은 의사를 꼭 보러가리라 계획하고 오피스가 열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울컥 눈물이 오른쪽 눈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붉은 피눈물이.....
내눈의 피눈물을 보는 순간, 나의 의지는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당장 의사를 봐야했다.

의사오피스에 전화를 했다. 기계음으로 전화번호와 이름 간단한 용건을 남겨 놓으라는 메세지는 몇번을 들어도 돌아오는 전화는 없었다. 의료소비자들이 겪는 무력함이 이런 것인가.....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사정이라도 해볼터인데.....

오후 2시가 넘어 어떻게 눌러본 연결전화에서 사람목소리가 들려 피눈물이 난다고 울먹거렸다.
머뭇거리는 사람의 목소리에 내가 지금 당장 가겠다고 해놓고 달려갔다.
한시간 가까운 대리운전으로 달려가 의사를 봤다.

아직까지 피가 나는 것이 의심스럽다는 의사의 말은 억장이 무너지게 했다.
다시 팩킹을 해주고, 항생제처방을 해주고,, 어름팩을 하고, 머리을 높히고 쉬라고, 3개월 집안일을 하면 안된다는 농담으로 웃으며 다독거려 주었다.

아들도 직장따라 떠나고, 나는 지금 앉아 있는 자세로 베개에 머리를 기대어 쉬고 있다.
피눈물은 나오지 않는다.

국방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간 아들이 자살의 사유서로 돌아온 부모의 피눈물이 떠올린 순간,
어느 어머니의 목소리, 그 이유라도 알았으면 원한이 없겠다는 말이 마음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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